일본여행 카드혜택 왜 숨겨?…카드사의 엇갈린 행보

(사진=신한카드 홈페이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와 하나카드는 일본 관련 이벤트를 가린 반면에 신한카드는 일본 여행 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관련 이벤트를 홈페이지 화면에서 내렸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홈페이지에서 일본 관련 이벤트를 찾아볼 수 있지만 현재는 모두 사라졌다.당초 롯데카드는 내년 3월 31일까지 일본 현지 마루이 백화점 내 카드센터에서 롯데카드 제시 후 우대카드를 발급받으면 구매금액의 10%를 현장할인한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었다.

하나카드는 내년 5월 31일까지 빅카메라에서 빅카메라 쿠폰 다운로드 후 쿠폰과 함께 하나카드 제시 시 최대 7% 할인했다. 올해 말까지 일본 최대 드럭스토어인 마츠모토 키요시에서 최대 5% 할인, 내년 1월 말까지 마츠야 긴자에서 하나카드 제시 시 5%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미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라 이벤트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24일부로 홈페이지에서 일본 관련 이벤트 내용을 내렸다"고 말했다.반면 신한카드는 일부 카드사의 이같은 움직임과 달리 일본 관련 이벤트를 기존대로 선보였다. 실제로 신한카드 홈페이지 내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국내 전용 신한카드로 알뜰하게 일본을 여행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신한 국내전용카드는 일본 내 가맹점에서 해외이용 수수료 없이 사용 가능하다. 신한카드는 일본을 여행하다가 가맹점 계산대와 입구에 신한카드 로고가 보이면 신한 국내전용카드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신한카드는 다음달까지 신한 국내전용카드를 일본 대형 생활 잡화점인 빅카메라에서 이용한 모든 고객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선물한다. 여기에 나리타·하네다, 쓰시마, 후쿠오카 등 일본 공항 면세점에서 로컬카드 이용 시 모든 고객에게 SPC 상품권 1만원권을 제공한다.이외에도 9월 30일까지 신한 JCB카드 소지 고객을 대상으로 난카이 라피트 슈퍼 시트의 특급승차권을 5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 비자 카드 소지 고객을 대상으로는 10월 31일까지 요도바시 카메라, 돈키호테, 소프맙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 혜택적인 측면에서 일본 관련 내용을 고객이 홈페이지에 직접 찾아와서 볼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분위기를 감안해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게시하거나 외부채널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달 4일부터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하자 국내에서는 이에 반발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6명에게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최근 한일 간 분쟁으로 일본산 제품을 사는 데 대해 '꺼려진다'는 응답은 전체의 80%였다. '꺼려지지 않는다'는 응답은 15%였고 의견 유보는 5%로 집계됐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