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600여곳 GS25·GS수퍼마켓서 산다…특급호텔 셰프 손끝서 탄생한 '심플리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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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브랜드 전쟁GS리테일의 밀키트(meal kit) 브랜드 ‘심플리쿡’ 메뉴는 밀솔루션팀이 개발한다. 특급호텔 셰프 출신 3명이 포함돼 있다. 이 팀은 지난해 초 신메뉴 개발을 위해 부산 맛집을 샅샅이 뒤졌다. 용호동에서 ‘낙곱새’를 맛보고 “이거다” 싶었다. 낙곱새는 이 지역 대표 안주거리로 낙지, 곱창, 새우의 준말이다.
(6) GS리테일 '심플리쿡'
인맥이 닿는 부산 지역 셰프들을 통해 맛의 비결과 레시피를 파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는 낙곱새 인증샷도 분석했다. 그해 5월 심플리쿡 브랜드로 낙곱새를 출시했다. 지금은 월 1만 개 이상 판매되는 1위 상품이 됐다.호텔 셰프 영입해 메뉴 개발
GS리테일은 2017년 말 국내 유통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가정간편식(HMR)의 일종인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식품전문회사가 아닌데도 발 빠르게 밀키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계열사를 통해 식품 생산·유통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GS리테일은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는 자체상표(PB) 도시락 등을 위한 저온배송체계(콜드체인)를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했다. 또 GS수퍼마켓을 통해 품질 좋고 신선한 식재료를 소비자에게 판매해왔다. 식재료와 간편식을 생산해 배송한 경험이 충분한 만큼 메뉴만 개발하면 바로 밀키트를 내놓을 수 있었다.
메뉴 개발은 특급호텔 출신 셰프들에게 맡겼다. 롯데호텔, JW메리어트, 포시즌스 등 특급호텔에서 셰프로 일한 경험이 있는 3명과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나온 1명이 심플리쿡을 만드는 데 합류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선보인 심플리쿡 메뉴는 60여 개에 달한다.
식재료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하노이 분짜는 베트남에서, 팟타이꿍은 태국에서 가져온 향신료를 사용한다. 인도 북부식 요리를 재현한 ‘치킨마크니커리&파라’는 인도산 강황을 카레 원료로 넣는다. 회사 관계자는 “심플리쿡 메뉴엔 납품받는 식재료 중 최상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밀키트
심플리쿡의 가장 큰 강점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GS25와 GS수퍼마켓을 합쳐 오프라인 매장만 1만3600여 개다. 지금도 심플리쿡을 판매하는 점포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심플리쿡 제품의 약 60%는 GS리테일의 신선식품 온라인몰인 ‘GS프레시’에서 판매되고 있다.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이 이뤄진다.GS리테일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 1만3300여 개 GS25 점포에도 심플리쿡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대신 바로 구입해 요리해 먹으려는 소비자를 위해서다. 다만 가맹점주가 발주하지 않거나 재고가 소진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GS25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인 ‘나만의 냉장고’를 통해 예약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점포에서 밀키트를 받아갈 수 있다. 해당 점포는 소비자가 수령해 갈 때까지 제품을 냉장 보관해 준다.
심플리쿡 제품 중엔 1인 가구를 겨냥한 메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치즈부대찌개, 베이컨볶음우동, 누들떡복이 키트 등이 대표적이다. 밀키트는 보통 2~3인용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제품은 1인분으로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