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반납한 문 대통령, 지난 주말 제주서 1박2일 '정국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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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가족들과 제주도 방문여름휴가를 반납하며 국정 현안에 집중키로 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가족들과 제주를 방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멘토' 송기인 신부 주택서 숙박
산적한 국정현안 자문 가능성
2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부터 1박2일간 제주를 찾아 휴식을 취했다. 제주 도민들 목격담을 취합하면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손주 등 가족들과 방문했다. 주영훈 경호처장, 조한기 제1부속실장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참모들만 수행했다. 문 대통령이 제주를 찾은 것은 9개월여 만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귀포 해상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후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났다.문 대통령은 제주 한림읍에 있는 지인 집에서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은 ‘문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 소유 건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말을 통해 가까운 지인을 찾아뵀다”고 했다. 산적한 국정 현안을 타개할 ‘제주 구상’을 마련하기 위해 송 신부에게 조언을 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송 신부는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지’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인물이다.
일본 경제 보복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광주 클럽 구조물 붕괴 참변 등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곳에서 향후 정국 구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과거에도 제주에 내려와 휴식을 취할 때마다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출한 단독주택이지만 한라산과 비양도가 함께 보이는 전망을 지닌 건물이다.
문 대통령과 가족들은 제주공항 인근 식당에서 지난 27일 점심식사를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개된 문 대통령은 옅은 하늘색 셔츠를 입고 밝은 얼굴로 인사를 나눴다.주말을 활용한 휴식이었지만 ‘여름휴가 전격 취소’ 발표 직후 제주 여행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리 국정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지만 공직자는 주말과 평일이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휴가가 아니라 개인 일정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당초 이날 오전 알려진 것과 달리 토요일(27일) 오전 출발해 제주를 방문했다며 2박3일이 아니라 1박2일 일정이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지난 28일 “문 대통령은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예정된 하계 휴가를 취소하고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한다”고 발표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