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내일부터 추경 심사…촉박한 시한에 '졸속처리' 우려도

각종 일자리사업 놓고 여야 대립 예상…'日 무역보복 대응 예산'도 관건
국회 제출 98일 만에 본회의 통과 앞둬…역대 2번째 최장표류 '불명예'
여야가 29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내달 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그간 중단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경안 심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예결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 오후 3시부터 추경안 증액심사를 시작한다고 예결위원들에게 통보했다"며 "일단 증액심사를 마친 뒤 앞서 감액심사에서 의결 보류했던 사업들을 재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결위 조정소위(예결소위)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추경안 심사를 진행, 1차 감액심사를 마쳤으나 추경안을 대강 훑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게다가 각 부처가 편성한 사업별 추경안을 놓고 여야가 건건이 대립한 탓에 대부분의 안건은 의결이 보류됐다.특히 각종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 한국당 위원들은 추경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줄줄이 전액 삭감을 주장해 여야 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정부안대로 예결소위를 통과한 사업은 미세먼지 차감 숲 조성사업(150억원), 목재산업시설 현대화 사업(4억원)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울러 정부가 총 2천732억원 규모로 긴급 편성한 '일본 무역보복 대응 예산'을 놓고서도 여야 간 양보 없는 기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예결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예결소위는 현재 감액심사를 위한 일독을 마친 상태로 총론적으로 봤을 때 심사는 거의 안 된 상황"이라며 "여야가 각자 생각하는 사업별 적정 예산의 금액 차가 너무 커서 타협을 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액심사를 속전속결로 마친다고 해도 감액심사 당시 보류 항목들에 대한 재심사까지 남은 점을 고려하면 본회의까지 사흘이라는 심사 시한은 촉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야의 힘싸움 끝에 추경처리 날짜가 급박하게 잡히면서 매년 추경 때마다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졸속 심사'가 우려된다는 것이다.다만 앞서 상임위 개별심사, 1차 감액심사가 진행된 것을 고려하면 심사 시간이 과거 추경 때보다 특별히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심사할 총량 자체가 많지 않아 여야 위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한나절이라도 심사를 완료할 수 있다"며 "관건은 여야가 사업별 적정예산 규모를 놓고 속전속결식으로 타협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25일 국회로 넘어온 추경안이 여야 합의일을 지켜 처리될 경우, 국회 제출 98일만에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게 된다.

총 106일이 걸렸던 2000년 추경 이후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이다.앞서 2017년과 2018년 추경안은 국회 제출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각각 45일이 걸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