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2억·지방세 1천만원 체납하면 감치 대상"…법안 발의

"국세 2억·지방세 1천만원 체납하면 감치 대상"…법안발의
기재위 여당 간사 김정우 의원, 국세징수법 등 개정안 내놓아

악성 체납자 감치 등을 골자로 정부가 6월 발표한 체납자 대응책과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국세징수법과 지방세징수법,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6월 악성 체납자 감치와 자동차세 상습 체납자 운전면허 정지 등을 골자로 한 '호화생활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세징수법과 지방세징수법 개정안은 악의적 국세·지방세 체납자를 최장 30일간 감치하는 내용이다.김 의원실은 법안을 내기 전에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과 의견 교환을 거쳤으나 법안에는 정부안과 다소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우선 국세를 체납했을 때 감치하는 내용의 국세징수법 개정안은 감치 요건으로 국세를 3회 이상 체납하고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났으며 체납 국세의 합계가 2억원 이상인 경우로 규정됐다.

기재부는 대책 발표 때나 최근 세제개편안을 내놓을 때 감치 요건인 체납 국세 합계를 1억원으로 제시했는데 김 의원은 이 요건을 다소 강화하는 법안을 내놓은 것이다.이에 대해 김 의원실 관계자는 "상습 체납자 신분 공개 기준과 형평성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국세 상습 체납자 신분을 공개하는 요건이 되는 체납 국세액이 2억원인데, 신체 자유를 제한해 신분 공개보다 훨씬 강력한 처분인 감치 대상의 체납액은 적어도 신분 공개 대상 수준은 돼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실의 판단이다.

기재부는 별도로 정부 입법을 할 방침이지만 국회 기재위 여당 간사의 법안이 나온 만큼 이와 관련한 조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야당 의견까지 반영해 1년과 2년 중 어느 안이 좋은지 자연스럽게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방세 체납자의 경우 감치 기준이 되는 횟수나 경과일 기준은 국세와 같으나 체납 국세의 합은 1천만원으로 국세보다 적게 설정했다.

이 역시 지방세 상습 체납자 신분 공개 요건과 맞췄다는 것이 김 의원실의 설명이다.

국세를 체납한 경우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지방세를 안 냈으면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관할 검찰에 감치를 신청하게 된다.

이런 기준과 상관없이 체납된 국세나 지방세를 납부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체납한 경우에도 감치할 수 있게 된다.

단, 이 경우 감치 신청에 앞서 체납자로부터 세금을 내지 않은 이유를 청취하도록 개정안은 규정했다.

감치 결정에 대해 체납자는 즉시 항고를 할 수 있고 같은 사유로 재차 감치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지방세법 개정안은 자동차세를 10회 이상 체납했을 때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내용이다.

법안 내용은 자동차세를 10회 이상 내지 않은 운전자에 대해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소관 경찰청에 운전면허 정지를 요청하게 하고 면허 정지 시 생계유지가 곤란할 것으로 인정되는 체납자는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대책 발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이 법안에는 운전면허가 정지된 체납자가 해당 지방세를 냈다면 즉시 면허 정지를 풀어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행정안전부는 대책 발표 때 지방세 체납자 감치 요건이나 자동차세 체납자에 대한 면허정지 취소 등에 대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대체로 김 의원의 법안 내용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 정부 법안으로 낼 예정"이라며 "법안 내용은 전반적인 상황을 반영해 종합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감치 명령을 도입하는 국세징수법과 지방세징수법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 이후 시행하게 돼 있어 올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시행될 수 있다.

자동차세 체납자에 대한 면허를 정지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은 올해 국회를 무사통과하면 2020년 1월 시행된다.정부는 대책을 발표할 때 "여권 미발급자도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하기 위해 즉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으나 법무부는 아직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놓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