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 "3기 신도시, 저층·고층 섞어 다양하게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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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방식 있을 수 없어“3기 신도시는 땅의 속성과 도시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조성돼야 합니다.”국가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승효상 위원장(67·사진)은 30일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3기 신도시는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관점을 바꿔야 한다”며 “톱다운 방식을 떠나 주민 등 많은 사람이 참여해 만드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승 위원장은 “3기 신도시의 마스터플랜은 느슨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그림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부터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까지 각종 국가 건축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그는 3기 신도시 조성을 위한 싱크탱크 그룹인 ‘신도시포럼’에서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가 제안한 ‘저층·고밀화’ 방식의 신도시 개발 방안에 대해 “한 가지 방식으로 정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주거 형태는 땅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며 “어떤 곳은 고층·고밀로, 또 어떤 곳은 저층·고밀로 건물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땅·도시 성격따라 다른 해법
현행 선분양방식 폐지해야
장기적 계획 세워 선진화
땅과 도시의 성격에 따라 다른 해법이 나올 수 있고, 그렇게 해야 다양한 형태의 도시가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승 위원장은 “건축법에서 정한 주택 형태도 단독주택과 연립, 아파트 이렇게 세 가지로 국한돼 있다”며 “유럽 등 다른 나라에 가보면 그 사이에 있는 주택 형태가 매우 많다. 주택 형태가 많을수록 다양한 사회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승 위원장은 민간아파트 개발에 대해선 “선분양 방식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정부가 돈이 없을 때 민간에 땅을 싼값에 주고 여러 제도적 특혜를 통해 개발을 유도하던 방식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이라며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의 제도를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물건을 보지도 않고 사라고 하는 건 지난 시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승 위원장은 “외국에는 선분양 제도가 없다”며 “이 제도를 바꿔야 한다. 단번에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