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CEO "자사주 사들여 주가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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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CEO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주가가 오를 테니 나를 믿고 사라’는 신호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
5000주 매수 올해 5번째 매입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5만주 사들여 주주가치 제고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회장이 지난 26일 자사주 5000주(6800만원어치)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 주식을 매입한 것은 올 들어 다섯 번째다. 손 회장의 자사주 보유량은 6만3127주로 늘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동양·ABL자산운용 인수를 승인받았고, 25일 국제자산신탁과 주식매매 계약을 맺었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자 손 회장이 자사주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주가는 1년 전보다 20%가량 낮은 1만3000원대를 맴돌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율이 꾸준히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인 30%에 올라선 점을 희망적인 신호로 강조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다음달 하순 미국과 캐나다에서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열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9일 차남규 부회장이 5만 주(1억2550만원어치), 여승주 사장이 3만 주(7530만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화생명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두 사람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3월에 이어 넉 달 만이다. 이에 따라 차 부회장은 18만4000주, 여 사장은 9만8650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1년 전 5000원대를 기록했던 한화생명 주가는 최근 2500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한화생명 측은 “회사 주가가 실제 가치와 미래 성장 잠재력에 비해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CEO의 자사주 매입은 향후 책임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중금리 하락, 보험사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저평가돼 있다는 주장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