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존슨 "아일랜드와 국경에서 물리적 검문검색 없을 것"(종합)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통화…"'안전장치' 없애야"
버라드커 "EU 통일된 의견은 탈퇴협정 재협상 불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커지며 파운드화 가치 하락세 지속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30일(현지시간)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어떤 경우에도 양국 국경에서 물리적인 검문검색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영국 총리실이 이날 내놓은 성명에 따르면 버라드커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 존슨 총리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양국 정상은 영국과 아일랜드의 따뜻하고 깊은 관계에 기반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약속했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존슨 총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no matter what) 10월 31일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존슨 총리는 다만 어떤 경우에라도 영국은 북아일랜드 유혈 분쟁을 종식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을 준수할 것이며, 브렉시트 이후 국경에서 물리적인 검문검색을 실시하거나 이를 위한 인프라를 설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영국 정부가 어떤 협상이든 의지와 에너지, 우호적인 정신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합의 하에 EU를 떠나는 것을 선호한다고 명확히 밝히면서, 다만 '안전장치'(backstop)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탈퇴협정에 포함된 '안전장치'는 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버라드커 총리는 그러나 '안전장치'를 포함한 EU 탈퇴협정은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일랜드 총리실은 이날 성명에서 "버라드커 총리는 존슨 총리에게 EU 탈퇴협정은 재협상할 수 없다는 점에 EU가 단결돼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대안협정이 장래에 '안전장치'를 대체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만족스러운 대안이 제시되거나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화는 존슨 총리가 지난 24일 취임한 지 1주일 만에 이뤄졌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통상 영국 총리가 취임 당일날 아일랜드 총리와 통화하는 최근 관례와 달리 존슨 총리가 1주일이 지날 때까지 버라드커 총리와 연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공영 BBC 방송은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이 한때 1.2120 달러까지 하락했고, 파운드-유로 환율 역시 1.0881 유로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에만 해도 1.50달러 수준이었지만, EU 탈퇴가 결정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존슨 총리가 취임 이후 '노 딜' 브렉시트 불사 발언을 쏟아내면서 파운드화 가치는 32년만에 가장 낮았던 2016년 연말과 2017년 연초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