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콜롬비아 반군 환영"…콜롬비아 "테러리스트 피난처"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정상이 콜롬비아 옛 반군 지도자의 망명을 둘러싼 발언으로 충돌하면서 앙숙 관계인 두 이웃 국가 사이의 긴장이 다시 한번 고조됐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행방이 묘연한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출신의 이반 마르케스와 헤수스 산트리치를 '평화의 지도자'라고 표현하며 베네수엘라에 온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마르케스는 지난 2016년 12월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최대 반군 FARC와의 평화협정 당시 반군측 협상 담당자로, 지난해 조카들이 체포돼 미국 수사당국에 넘겨진 이후 자취를 감췄다.

또 다른 반군 출신 인물 산트리치도 이달 초 마약 밀매 혐의로 법정 출두를 앞두고 사라진 상태다.

콜롬비아 대법원은 산트리치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콜롬비아 정부가 행방을 쫓고 있는 이들에 대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기꺼이 피난처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콜롬비아는 곧바로 베네수엘라를 비난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29일 성명을 내고 "(마두로 대통령은) 오랫동안 콜롬비아 테러리스트들에 거처를 제공했다"며 "이제 그는 베네수엘라가 테러리스트와 마약 업자들의 피난처임을 더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산트리치가 베네수엘라로 달아났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 두케 대통령은 "독재 정권이 산트리치를 보호하고 있다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다. 베네수엘라와의 단교를 굳건히 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지난 2월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 반정부 운동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면서 국교를 단절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