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철탑농성' 삼성 해고자, 55일 만에 단식 중단

주변 우려 받아들여…고공농성은 계속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CC)TV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삼성 해고자 김용희(60) 씨가 단식을 중단했다. 30일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와 삼성해고자 고공단식농성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김씨는 단식 55일째인 지난 27일 단식을 중단했다.

해복투 관계자는 "최근에 물과 소금까지 끊은 상황이어서 김용희 씨도 몸에 이상을 느끼고 있었다"며 "지지하고 함께하는 분들의 걱정을 받아들이고 일단 몸을 추슬러서 싸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권고대로 김씨가 하루에 미음 한 컵∼한 컵 반 정도 먹고 있다"고 전했다. 1982년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 입사한 김씨는 경남지역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추대돼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말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년인 7월10일을 한 달 앞두고 고공농성을 시작했고 그보다 일주일 먼저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김씨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료진에 따르면 두 달 가까운 농성으로 김씨의 몸무게는 30㎏ 가까이 빠졌다. 김씨는 그러나 고공농성은 계속할 방침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의 농성에도 삼성 측은 태도 변화가 없다.

김씨는 27일 강남역에서 열린 대책위 집회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노조를 포기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입으로 담을 수 없는 탄압을 받아왔는데, 삼성은 아직도 노동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며 "삼성에 노조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