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현장 근처서 실종자 안전모 발견…잠수부 등 36명 수색 작업 시설점검자 2명에 위험 알리려 간 시공사 직원까지 물살에 휩쓸려
31일 쏟아진 폭우로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배수시설 공사장에서 현장점검을 하던 작업자들이 수몰돼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서울 양천소방서는 이날 오전 8시 24분 서울 양천구 목동의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공사' 현장 지하 40ｍ 수로의 유지관리수직구 인근에서 작업자 3명이 고립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립된 작업자 가운데 협력업체 직원인 구모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구씨와 함께 작업하던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과 시공업체인 현대건설 직원 안모씨 등은 당국이 구조·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구조대는 터널에서 실종자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안전 헬멧을 발견하기도 했다.
폭우로 서울 목동 빗물배수시설 공사장 근로자 3명 고립·1명 사망/ 연합뉴스 (Yonhapnews) 소방 당국은 현재 고무보트 2대와 잠수부 4명 등 구조대원 36명을 현장에 내려보내 사고 발생 이후 9시간째 실종자를 수색 중이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초음파 탐지장비(소나)를 동원해 물속도 탐색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께 구씨 등 협력업체 직원 2명이 먼저 일상 점검을 위해 수로로 내려갔으며, 당시 폭우로 현장 상황이 위험해지자 이를 알리기 위해 시공업체 직원 안씨가 약 40분 뒤 따라 들어갔다가 모두 변을 당했다.
안씨는 먼저 들어간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직접 현장으로 내려갔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함께 휩쓸린 것으로 파악된다.
수로 내부는 물이 불어날 경우 작업자들이 몸을 피할 곳이 없고, 비상용 보트나 구명 튜브 등도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지상에서 빗물을 모으는 저류조의 수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자동으로 수문이 열려 지하 터널로 빗물을 흘려보내는 구조다.
특히 최근에는 준공을 앞두고 시설을 시험 가동하면서 수문이 열리는 기준 수위를 더 낮게 조정해둔 상태였다.
이날은 폭우로 약 7시40분께 수문이 열렸고, 이 사실이 시공사 측엔 전달됐으나, 지하에 있던 직원들에게는 무전이 닿지 않았다.
수로는 직경 10ｍ, 길이 3.6㎞ 규모로 완만하게 기울어진 지하 터널 형태다.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곳은 터널 바닥에 물이 거의 고이지 않았지만 사고 현장 부근인 아래쪽은 현재 빗물로 물이 들어찬 상태다.
구조대는 구조자 유실 방지와 구조대 안전 등을 위해 빗물을 빼내지 않고 구조 작업을 벌이다 현재는 유실 방지 보호막을 친 채 배수를 진행해 수위를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최고 3.4ｍ에 이르던 수심이 현재 3.0ｍ이하로 얕아졌다.
2013년 5월 시작된 이 시설의 건설 공사는 총 사업비 1천380억원 규모로 서울 도시기반시설본부가 주관하고, 현대건설 등이 시공하고 있다.
이 시설은 도심 저지대의 빗물을 효율적으로 하천에 배출해 침수 피해를 막는 것이 목적이다.
공사 공정률은 97% 수준으로 최근에는 시험 운용을 해왔다. 경찰은 구조작업이 마무리되면 현장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작업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과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형사입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