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정부 개입은 '폭주 기관차'…경제에 藥일까 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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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파워독서삶은 만남이다. 귀한 만남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옥같은 명저를 만나는 일이다. 무엇보다 건강하고 올바른 세계관을 심어주는 데 결정적인 책을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만날 수 있다면, 이는 측량할 수 없을 만한 행운에 해당한다.
개인주의와 경제질서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 지음
박상수 옮김
자유기업원
계획과 개입에 대한 찬양이 물결치는 시대에 맞섰던, 20세기의 걸출한 사회철학자이자 지적 거인이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다. 사회공학적 사고가 광풍처럼 휩쓸던 시대에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등불처럼 들었던 인물이다. 서평자 또한 30대 초반에 하이에크와의 만남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정립하고 “우리 모두는 지적 기업가이다(We are all intellectual entrepreneurs)”라는 그의 외침에 따라 인생을 개척해 왔다. 이런 면에서 개인적으로 학문과 지혜의 큰 빚을 그에게 지고 있다.하이에크의 명저 《개인주의와 경제질서》(자유기업원)가 재단장돼 출간됐다. 역자인 박상수(제주대 교수)의 뛰어난 번역으로 일반인이 하이에크의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책은 모두 12편의 개별적인 논문으로 구성된다. 개인주의, 경제학과 지식, 사회과학의 사실들, 경쟁의 의미, 자유기업과 경쟁적 질서, 사회주의 계산 등이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과 계획이 다시 이 땅에 발흥하는 시대에 하이에크의 저술은 우리가 노예의 길로 나아갈지 아니면 자유의 길로 나아갈지를 가르쳐 줄 것이다. 하이에크의 저서들은 예외없이 익명의 다수로 구성된 사회의 일반원리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제시한다.
개인주의를 논하면서 하이에크는 마치 오늘의 한국인에게 당부하듯 말한다. “사람들을 동등하게 다루는 것과 사람들을 동일하게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 사이에는 세계관에 관한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전자는 자유사회의 조건인 반면에 후자는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묘사하는 것처럼 ‘새로운 형태의 예속’을 뜻한다.”과도한 정부 개입이 마치 폭주하는 열차처럼 달려가는 한국 사회의 뿌리는 어디에서부터 연유하는 것일까. 정치가들은 자신의 독창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모든 주장의 뿌리는 그 이전 어느 사상가의 세례 때문이다. 번영의 길은 너무나도 단순한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 지식의 한계에 대한 깊은 인식과 자각이다. 이를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는 식의 주장이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갖는 지식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은 과도한 개입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가르쳐 주고도 남음이 있다. “지식의 유형이 그것의 본질상 통계로 나타날 수 없으며, 그에 따라 통계적인 형태로 어떤 중앙당국에 전달될 수 없는 유형의 지식이라는 사실이다.” 이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의사결정 대부분이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위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하이에크의 주장이다.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줘라’는 외침은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울림이 있다.성공의 길과 번영의 길을 소망하는 모든 분에게 강하게 추천하고 싶은 명저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