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 8개월 연속 감소…"日수출규제 영향은 제한적"

대일수출·무역수지 큰 변화 없어…수입은 9.4% 하락
성윤모 "日 추가조치시 가용수단 총동원해 대응"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 거듭된 악재 속에서 한국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0% 줄어든 461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1.7%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8개월 연속 하락이다.

다만 3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던 지난 6월 -13.7%보다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산업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 반도체 업황 부진 및 단가 하락, 국제유가 회복 지연에 따른 석유화학·석유제품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수출규제가 지난달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8.1%), 석유화학(-12.4%), 석유제품(-10.5%) 등 주력 품목은 단가가 떨어지면서 수출 실적이 부진했다.하지만 자동차(21.6%), 자동차부품(1.9%), 가전(2.2%)과 같은 또다른 주력 품목과 함께 신(新) 수출동력품목인 바이오헬스(10.1%), 화장품(0.5%), 농수산식품(8.7%) 등은 선방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201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증가했고 자동차부품은 6개월, 가전은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체 수출물량이 2.9% 증가로 전환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1∼7월 누적 수출물량은 0.8%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16.3%), 미국(-0.7%)은 감소했지만, 아세안(ASEAN·0.5%), 독립국가연합(CIS·14.5%) 등 신남방·신북방 시장 수출은 늘었다.

미중 무역분쟁 등 영향으로 주요국 수출도 부진한 상황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세계교역전망지수는 올해 2분기 96.3으로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나라별 수출 증감률은 5월 기준 미국 -2.2%, 일본 -9.4%, 홍콩 -6.1%다.

주요국의 제조업지수(PMI)는 유럽연합(EU) 46.4, 독일 43.1, 중국 49.4, 일본 49.6, 이탈리아 48.4 등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이 지수가 50 미만이면 경기가 수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에서도 최근 수출규제 조치를 놓고 갈등 중인 일본과의 교역을 보면 지난달 대일 수출은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부품 등의 부진 속에서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대일 수출이 -6.0%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반영된 지난달 실적이 특히 더 나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조치는 일본 기업의 한국 수출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아직 한국의 대일 수출로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달 1일 일본이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인 부품·소재·장비 수입의 감소로 7월 대일 수입은 9.4% 하락했다.

일본과의 무역수지는 올해 월평균 10억∼20억달러 적자이고, 지난달에도 비슷한 수준인 16억2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달 전체 수입은 43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감소했다.

3개월 연속 수입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하락 폭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 6월 수입 증감률은 -10.9%였다.

무역수지는 24억4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90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현재의 수출부진 상황에 대해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하반기에도 수출 총력지원 체계를 꾸준히 가동해 수출 활력이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또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WTO 제소와 함께 양자·다자 차원에서의 통상대응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기 물량 확보, 대체 수입처 발굴, 핵심 부품·소재·장비 기술개발 등을 위해 세제·연구개발(R&D) 자금·무역보험 등 범부처 가용수단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