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바닥 근접"…삼성전자 반등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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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일제히 "회복 조짐"요즘 금융투자업계 관심은 온통 ‘반도체 업황이 언제쯤 반등할까’에 쏠려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이 23.3%에 달해 이 두 종목의 흐름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좌지우지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기에 선행하는 반도체 업황 속성상 반도체가 살아나야 경기가 개선되고, 이게 다시 증시 전반의 상승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할 수 있어서다.
낸드플래시 재고 빠르게 감소
D램값 하락 속 수요개선 움직임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인 1일 증권사들은 일제히 “반도체 업황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쏟아냈다. 재고가 줄어드는 가운데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D램 수요 살아나기 시작”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50원(0.33%) 하락한 4만52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800원(1.04%) 오른 7만77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지수가 4.97% 떨어진 7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2조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날은 SK하이닉스를 460억원어치 사들여 상승세를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41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가격 저점에 대한 시장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조만간 반도체 업종의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동반될 전망”이라며 “D램은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모바일 PC 서버의 수요 개선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반등은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다.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저점은 3분기가 될 것”이라며 “회사 전체적으론 이미 1분기에 영업이익 저점이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6.0%, 낸드는 30.0% 증가했다.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업황 개선 조짐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 조짐을 찾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2018년 1월 이후 18개월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약하게나마 개선 가능성이 엿보이는 게 반도체 업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출하 증가율에서 재고 증가율을 뺀 값(반도체 출하-재고 사이클)이 저점을 다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반도체 출하 증가율(전년 동월비)은 7.3%, 재고증감률은 -3.5%를 나타냈다.박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경기 저점을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2분기에 비해 둔화될 공산이 크다”며 “다만 경기 반등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지나고 있어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수출 경기 개선이 가시화될 경우 4분기엔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 돌발 악재로 등장한 일본의 수출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이런 전망도 무의미하다. 상당수 애널리스트가 “일부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소재 재고가 소진되는 8월 중·하순에도 일본으로부터의 소재 통관이 안 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