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강 잡기 나선 황교안 "계파적 행위에 책임 묻겠다"

비박 "도로 친박당" 비판에
총선 공천 앞두고 경고 메시지
< “한·일 갈등 총선 악용” 규탄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네 번째)와 나경원 원내대표(세 번째), 의원들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안보 의원총회에서 ‘한·일 갈등 총선 악용 민주당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내 계파 갈등설에 대해 신상필벌을 거론하며 ‘기강 잡기’에 나섰다.

황 대표는 1일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머릿속에는 친박(친박근혜), 비박이 존재하지 않고 인사를 비롯한 어떤 의사 결정에도 계파를 기준으로 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 정당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대책 없이 지도부를 흔들고 당을 분열시키는 행위를 한다면 총선을 망치고 나라를 문재인 정권에 갖다 바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을 망치는 계파적 발상과 이기적 정치 행위에 대해 때가 되면 그 책임을 묻겠다. 반드시 신상하고 필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최근 황 대표가 친박계 의원들을 중용하면서 당내에서 ‘계파 갈등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이에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다. 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지난달 30일 라디오에 나와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부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장제원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노선과 좌표가 명확하지 않으니 과거 세력들의 반동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구체제 부활’이 가능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가 총선 공천을 앞두고 비박계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책임’ ‘필벌’을 언급한 것은 앞으로 ‘내부 총질’을 할 경우 공천 등에서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뜻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황 대표가 공개적으로 당 내부 비판을 단속하겠다고 나선 게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도부의 친박 중용에 대한 비박계 의원들 비판을 그저 ‘계파적 발상’으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당내 불만이 있다면 오히려 찾아 듣는 게 올바른 리더십인데 (황 대표는) 그렇게 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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