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7개월 만에 기준금리 내린 美…0.25%P, 추가 인하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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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2008년 12월 이후 10년7개월 만의 금리 인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고 밝히면서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하고 달러화가 2년여 만의 최고치로 급등했다.
Fed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연 2.25~2.50%인 기준금리를 연 2.00~2.25%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중기적 사이클 조정이며 명확히 보험적 측면”이라고 해 지속적 완화를 바라는 시장의 기대를 꺾었다.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날 다우지수가 333.75포인트(1.23%) 내리는 등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또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0.02%포인트 오른 연 1.87%를 기록했다. ICE달러인덱스는 0.5% 상승해 98.5까지 올랐다.
파월 "연쇄 금리인하 시작 아니다"…월가 '실망' 트럼프는 '발끈'
“이번 금리 인하가 ‘중기적 사이클 조정’이라는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가 보장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직후 열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CNBC방송은 이런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Fed는 이날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리고 양적긴축(QT)도 예정보다 두 달 먼저 멈추기로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다”란 발언으로 10년 만에 단행된 금리 인하가 한두 번 내리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까지 두세 번 추가 인하를 예상하던 뉴욕 금융시장이 차갑게 반응한 이유다.
좋아진 경기 지표에도 ‘보험성 인하’
Fed는 이날 0.25%포인트 금리를 내리면서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무역전쟁 불확실성 △장기간 목표(2%)에 못 미치는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제시했다. 사상 최저 수준인 3.7% 실업률이나 예상을 넘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1%) 등을 감안해서인지 파월 의장은 ‘보험성 인하’임을 여러 번 강조했다.
Fed는 금리 인하를 예고했던 지난 6월 통화정책 성명서의 내용을 많이 바꾸지 않았다.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를 그대로 두고, ‘위원회가 미래 기준금리의 경로를 고려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어 추가 금리 인하의 길을 열어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Fed는 또 예정보다 두 달 이른 8월 QT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Fed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Fed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던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 금리를 올린 뒤 작년 말까지 아홉 차례 인상해 연 2.25~2.50%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올 들어 줄곧 금리를 동결해왔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늘 그렇듯 파월 의장은 기대를 저버렸다”며 “다만 적어도 애초 시작하지 말아야 했던 QT는 끝내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인하 시작 아니다”…실망한 시장
시장의 기대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열리자 빠르게 식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하를 “중기적 사이클 조정”이라며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고 했다. 또 “연쇄적 금리 인하의 시작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뉴욕 금융시장은 그동안 이번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두세 번 추가 인하를 기대해왔다. 과거 Fed가 단행한 ‘보험성 인하’는 평균 6개월에 걸쳐 두세 번 인하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에선 이번 인하가 새로운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추가 금리 인하 자체가 불확실해졌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의 움직임을 가장 잘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 오른 연 1.868%로 마감됐다. 한때 연 1.960%를 넘기도 했다. ICE달러인덱스도 0.5% 오른 98.5까지 급등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불확실해지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단기 국채 금리는 오른 것이다. 다우지수는 333.75포인트(1.23%) 급락한 26,864.27에 마감됐다.JP모간은 “Fed가 성명서에서 향후 경기 지표의 모니터링과 관련해 ‘면밀히(closely)’란 표현을 없앤 건 좀 더 데이터에 의존하는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는 매파적 태도 변화”라며 “향후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씨티은행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이었지만 ‘단 한 번만 금리를 내리겠다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밝힌 걸 감안해 오는 9월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Fed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연 2.25~2.50%인 기준금리를 연 2.00~2.25%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중기적 사이클 조정이며 명확히 보험적 측면”이라고 해 지속적 완화를 바라는 시장의 기대를 꺾었다.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날 다우지수가 333.75포인트(1.23%) 내리는 등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또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0.02%포인트 오른 연 1.87%를 기록했다. ICE달러인덱스는 0.5% 상승해 98.5까지 올랐다.
파월 "연쇄 금리인하 시작 아니다"…월가 '실망' 트럼프는 '발끈'
“이번 금리 인하가 ‘중기적 사이클 조정’이라는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가 보장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직후 열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CNBC방송은 이런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Fed는 이날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리고 양적긴축(QT)도 예정보다 두 달 먼저 멈추기로 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다”란 발언으로 10년 만에 단행된 금리 인하가 한두 번 내리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까지 두세 번 추가 인하를 예상하던 뉴욕 금융시장이 차갑게 반응한 이유다.
좋아진 경기 지표에도 ‘보험성 인하’
Fed는 이날 0.25%포인트 금리를 내리면서 △유럽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무역전쟁 불확실성 △장기간 목표(2%)에 못 미치는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제시했다. 사상 최저 수준인 3.7% 실업률이나 예상을 넘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2.1%) 등을 감안해서인지 파월 의장은 ‘보험성 인하’임을 여러 번 강조했다.
Fed는 금리 인하를 예고했던 지난 6월 통화정책 성명서의 내용을 많이 바꾸지 않았다.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문구를 그대로 두고, ‘위원회가 미래 기준금리의 경로를 고려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어 추가 금리 인하의 길을 열어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Fed는 또 예정보다 두 달 이른 8월 QT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Fed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Fed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던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 금리를 올린 뒤 작년 말까지 아홉 차례 인상해 연 2.25~2.50%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올 들어 줄곧 금리를 동결해왔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늘 그렇듯 파월 의장은 기대를 저버렸다”며 “다만 적어도 애초 시작하지 말아야 했던 QT는 끝내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 인하 시작 아니다”…실망한 시장
시장의 기대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열리자 빠르게 식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인하를 “중기적 사이클 조정”이라며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고 했다. 또 “연쇄적 금리 인하의 시작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뉴욕 금융시장은 그동안 이번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두세 번 추가 인하를 기대해왔다. 과거 Fed가 단행한 ‘보험성 인하’는 평균 6개월에 걸쳐 두세 번 인하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에선 이번 인하가 새로운 장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시작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추가 금리 인하 자체가 불확실해졌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의 움직임을 가장 잘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 오른 연 1.868%로 마감됐다. 한때 연 1.960%를 넘기도 했다. ICE달러인덱스도 0.5% 오른 98.5까지 급등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불확실해지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단기 국채 금리는 오른 것이다. 다우지수는 333.75포인트(1.23%) 급락한 26,864.27에 마감됐다.JP모간은 “Fed가 성명서에서 향후 경기 지표의 모니터링과 관련해 ‘면밀히(closely)’란 표현을 없앤 건 좀 더 데이터에 의존하는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는 매파적 태도 변화”라며 “향후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씨티은행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이었지만 ‘단 한 번만 금리를 내리겠다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밝힌 걸 감안해 오는 9월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