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스타강사 말 믿고 버스타고 몰려다니다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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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뷰
'아기곰' 문관식 씨
▶조성근 부장
지방 2차산업 도시들 전망은 어떤가요?▷아기곰
그런 지역을 띄우려는 사람들 또는 추천하는 사람들의 논거가 뭐냐면… 그분들도 공급과잉인 건 알아요. “공급과잉 때문에 그런 지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쌀 때 적은 돈을 들여 사놓으면 나중에 반등할 때 다른 곳의 비싼 물건을 산 것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이다”란 논거거든요. 이를 위해서 “앞으로 2~3년 후면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그런데 여기에 모순점이 있어요. 첫 번째는 2~3년 후면 해당 지역만뿐만 아니라 다른 곳의 공급도 줄어듭니다. 다른 지역은 더 오른다는 것이죠.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건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두 번째는 시장의 원리는 수요와 공급입니다. 공급이 줄어도 수요가 늘어야 가격이 오르죠.
거제를 예로 들어볼게요. 거제분들에겐 죄송하지만. 거제가 왜 어려운지 생각해 보자고요. 지난 2년 동안 전국에서 집값도 전셋값도 가장 많이 떨어졌지를요. 전셋값은 14.9% 정도 떨어졌는데 공급도 많으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들어서 그렇습니다. 통계청에서 거제의 일자리를 살펴보면 2015년을 피크로 2016년부터 줄어들었어요. 최근 나온 2017년 자료까지 따져보면 일자리가 13.2%나 줄었어요. 1000명이 일을 하다가 132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거예요. 집값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자린데 일자리가 줄었어요. 거제 토박이만 거제에서 일했던 건 아니기 때문에 거제에 머물지 않고 떠나게 되죠. 주민등록인구도 2016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합니다.▶구민기 기자
공단지역일수록 심하겠네요?
▷아기곰
공단지역의 특징이에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겁니다. 경기가 살아날 땐 외지인이 들어오지만 경기가 주춤하면 빠져나가는 게 3차산업 지역보다 심각해요. 공단지역에 투자할 땐 조심해야 돼요. 앞선 거제의 경우 준공후 미분양이 1600가구입니다. 전국 1위예요. 2위 지역보다 두 배나 많습니다.
▶구민기 기자
거제의 경우 조선업 호황 전까지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인 거죠?▷아기곰
네. 단순히 집값이 싸다는 이유로 진입한다면… 떨어지는 이유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간다면 자기 무덤을 파는 거죠. 저는 여러 명이 버스타고 몰려다니며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렇게 강의하지도 않고요. 투자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남 좋은 일만 시켜주죠. 투자에 성공하려면 오를 데를 사야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오르는 곳을 사려고 합니다. 결국 남의 수익만 올려주는 사람이 되는 거죠. 그들이 들어가기 전에 먼저 투자해야 한다는 거죠.
▶조성근 부장
길목을 지켜야 한다는 말씀이네요?▷아기곰
그렇죠. 그렇게 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돼요. 주식투자 해보시면 알 거예요. 투자는 중간을 가기도 힘듭니다. 인생은 그렇습니다. 인생은 러닝머신이에요. 아무 것도 안 하면 뒤로 밀려요.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였을까’. 아무 것도 안 해서 꼬인 겁니다. 열심히 뛰면 중간은 갑니다. 독한 마음을 갖고 남보다 열심히 하면 한 단계, 두 단계 앞서갑니다.▶구민기 기자
광역시 지역들도 일자리가 요동치고 있는데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아기곰
광역시는 두 부류로 나뉘었습니다. 부산과 울산은 약세를 보이고 있고, 대전과 대구, 광주는 강세를 보이거든요. 부산은 미분양이 많습니다. 울산도 일자리 감소가 심각해요. 큰 거제라고 생각하면 돼요. 광주와 대구의 경우 기존 가구수 대비 미분양 비율이 굉장히 낮습니다. 공급이 적었다는 거죠. 여기에 요즘은 수도권 규제가 심하다 보니 갭투자를 하는 분들이 지방 투자하는 게 늘었어요.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대전 유성구예요. 2위는 광주 서구입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많이 진입했단 소리죠.
대전은 사실 그동안 적게 올랐습니다. 세종시 영향이 컸어요. 세종시가 입주하면서 주택수요가 많이 빠졌거든요. 결국 세종시와 가격이 벌어지다 보니 ‘갭 메우기’ 현상도 벌어져요.
▶구민기 기자
세종시는 어떤가요?
▷아기곰
공급이 많죠. 장기적으론 좋은 도시예요. 일자리가 줄어들 이유는 없잖아요. 공무원들 일자리니까요. 문제는 공급이 많다는 게 있고요. 그리고 인구 대비 일자리의 숫자는 전국 평균 이하예요. 처음엔 이상이었어요. 입주가 덜 됐는데 공무원만 내려갔으니까요. 지금은 공급이 많아서 반대입니다.
▶구민기 기자
이런 흐름은 지속되나요?▷아기곰
계속 바뀌죠. 몇 달은 지속되겠지만 어느 지역에서 가격 강세가 나타나면 결국 건설사들이 공급을 많이 하게 되고 과잉공급으로 이어집니다. 공급과잉이어서 미분양이 쌓인 지역은 다시 공급이 끊기게 되고요. 시장을 계속 지켜봐야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경제는 살아있는 동물이고 시장은 계속 변합니다. 시장 변화를 쫓아가지 않으면 아무리 실력있는 사람도 성공하는 투자를 할 수 없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구민기 기자 촬영 이시은 인턴PD 편집 김예린 인턴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