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V 드라마서 대만 등 빠진 '중국지도' 등장 논란

대만 대선을 앞두고 양안(중국과 대만)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한 TV 드라마에서 대만 등을 중국 영토로 표기하지 않은 지도를 사용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문제의 드라마는 지난달 31일 중국 동방위성 방송이 방영한 로맨틱물 '친아이더 러아이더(親愛的,熱愛的·Go Go Squid)' 39화다. 드라마 내용 중 네트워크 보안 아시아선수권 대회가 상하이(上海)에서 열린다는 것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약 19초간 세계 지도가 등장했다.

지도는 국가별로 색깔을 다르게 해 구분했는데, 대만과 중국 남부 하이난성이 중국 본토와 다른 색으로 표기돼 있었다.

또 인도와 영토분쟁이 있는 시짱(西藏·티베트) 남부와 아커사이친(시장과 신장[新疆]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 사이 지역] 지역의 표기에도 문제가 있었다. 대만 출신으로 해당 드라마의 PD였던 취여우닝(瞿友寧)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소행이라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은 그 지도를 본 적도 없으며 그처럼 '쩨쩨한' 방식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네티즌이 드라마 시작 전부터 취 PD와 관련, 그가 중국과 대만은 별개의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적이 있는 '대만 독립 지지자'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취 PD는 그러한 의혹을 부인하면서 자신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와중에 취 PD가 드라마에서 제외됐으며, 주연 배우인 리셴(李現)과 양쯔(楊紫)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중국 통일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자연자원부는 관련 당국에 이 문제를 법에 따라 조사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주웨이(朱巍) 중국정법대학 교수는 해당 지도가 중국의 사이버 보안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은 웨이보를 통해 해당 내용이 수정된 중국 지도를 홍보하고 있고, 웨이보상에서 '자연자원부가 문제가 된 지도를 검사·처리한다'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의 조회 수가 3억5천회를 넘기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