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플리'부터 '에이틴'까지, 새롭고도 낯선 전략 유효"

플레이리스트 박태원 대표 "전통미디어와 결합으로 타깃 확대"
조회수 13억뷰 기록하며 웹콘텐츠 실험가에서 주류로
웹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같은 인기 드라마를 연달아 내놓으며 설립 2년여 만에 웹드라마계를 대표하는 회사로 떠올랐다. 이 회사 콘텐츠의 전 세계 조회 수는 총 13억뷰, 구독자는 1천만명을 넘는다.

신선함을 넘어 '주류'가 된 플레이리스트 박태원(33) 대표를 최근 강남구 선릉의 회사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구글에서 일하다 콘텐츠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자 네이버웹툰과 스노우의 공동출자를 통해 플레이리스트를 세웠다. 박 대표는 "플랫폼에는 흥망성쇠가 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페이스북으로 시작해 이후 유튜브로 빠르게 전환했다.

플랫폼 변화에 따라 빨리 적응한 게 유효했다고 본다"라며 "또 콘텐츠 차원에서는 '공감' 키워드를 가장 중요한 접근법으로 삼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콘텐츠 제작을 시작하면 10~20년이 걸려야 내 이름으로 작품을 개발할 수 있는데, 웹콘텐츠에서는 더 빠르고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플레이리스트를 창업했다"라며 "특히 한국에 있는 스튜디오로서 아시아 내 다른 시장보다도 스토리에 강점이 있다고 믿었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한국의 강점을 구체적으로 작가의 역량, 자유로운 창작 활동, 한류 콘텐츠의 눈부신 발전을 꼽았다.

아울러 콘텐츠 성공조건으로는 "친근하면서도 새로운, 낯설지만 익숙한 것을 내놓는 것"을 꼽으며 '연플리'와 '에이틴' 등이 그러한 조건을 충족했다고 자평했다.
플레이리스트 대표 종목은 역시 드라마다. 박 대표는 "드라마는 시청자 몰입도가 굉장히 높은 포맷이라 가장 먼저 집중했다.

시청자 폭이 엄청 넓지는 못해도 충성도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드라마 속 사랑, 우정, 질투 등 감정은 만국 공통이라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플레이리스트는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등 국가별로 세심한 번역을 통한 자막을 곁들여 콘텐츠를 송출한다.

그는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음악과 예능 부문도 도전한다.

특히 음악은 몰입도는 낮아도 도달률이 높다.

예능은 음악과 드라마의 중간쯤"이라고 했다.

콘텐츠 부문을 넓히는 것 외에 10대~20대 중반에 머무는 타깃을 확장하는 일도 플레이리스트가 직면한 과제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20대 대학생들이 타깃이었는데 '에이틴'을 통해 10대로 확대했다"라며 "물론 단기적으로 40~60대를 위한 콘텐츠까지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씩 타깃을 확대한다.

방영 중인 '인서울'이 엄마와 딸의 이야기인 것이 그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또 "디지털과 전통미디어 동시 방영을 통한 타깃 확장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인서울'만 해도 JTBC와 함께 방영 중"이라며 "향후 TV 드라마와 웹드라마 간 경계를 허무는 게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도 '에이틴'을 통해 10대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데 대해 "굉장히 어려운 타깃인데 '트렌드'를 만들어 성공했다"라고 자부했다.

그는 "캐릭터의 행동, 패션, 말투 등 모든 것이 10대 사이에서 유행이 됐다.

오프라인에서도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리스트는 짧은 웹콘텐츠 제작에 특화한 작가, PD 등 제작진을 자체 보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 대표는 "공모전이나 추천을 통해 뽑는다.

경험보다는 좋은 아이디어와 필력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플레이리스트 내부 직원은 약 100명, 그중 제작진이 70%를 구성한다.

제작비 역시 작품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회당 3천만원을 넘어갈 정도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플레이리스트 설명이다.

플레이리스트는 하반기에는 기존 작품의 스핀오프가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TV 채널과 디지털 채널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얻고 싶다"라며 "아울러 해외에서의 성과도 내고, 굿즈와 연극, 영화 등 IP(지적재산권)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