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대선 전까지 아프간서 미군 전면 철수 원해"

NBC "작년 12월엔 아프간 주재 대사관 폐쇄 주장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 전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병력을 전면 철수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보좌진에게 밝혔다고 미 N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NBC는 전·현직 미 행정부 및 군 관계자 다섯 명에게서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미 국무부와 국방부 간에 아프간 주둔군 철수 여부와 시기 등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에는 아프간 주둔 병력을 전원 철수하고 수도 카불에 있는 미 대사관을 폐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고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그 무렵 아프간 주둔 병력 일부 감축을 검토 중이었다고 보도된 바 있으나 대사관까지 폐쇄할 뜻을 드러냈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철수할 경우 현지 미 대사관 직원들이 위험에 처하게 되는 만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관계자들은 부연했다.

그는 지금이 미국이 전쟁에서 손을 뗄 적기이며, 그렇지 않으면 1980년대 소련처럼 미국도 파산할지 모른다는 경고를 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측근들에게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이 "너무 크고 돈이 많이 든다"는 불만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사관 폐쇄 방침에 매우 놀랐으며, 직원 감축 계획을 급히 내놓아 이를 무마하려 했다고 전했다.

한 전직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데 진저리를 쳤다"며 "철군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대사관도 철수한다는 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일 아프간에서 철수할 병력의 규모를 묻자 "병력을 줄이고 있다.

우리는 아프간에 19년간 있었다.

정말 경찰 역할을 한 것이다"며 "우리가 뜻한다면 아프간 전쟁에서 이틀, 사흘, 혹은 나흘 내로 이길 수 있지만, 난 천만 명을 죽게 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아프간 반군조직 탈레반과 18년 만에 휴전을 맺는 대가로 아프간에 주둔 병력 1만4천명을 8천∼9천명까지 감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