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통상본부장 "일본 부당성 강조해 RCEP 주요국 공감 얻어"

"수출 규제 조치가 역내 공급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지적"
세코 日경제산업상과는 따로 대화나누지 않아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3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에서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해 여러 나라의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유 본부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이틀 일정의 RCEP 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WTO(세계무역기구) 규범은 물론 개방적,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초한 무역체제를 만들겠다는 RCEP의 기본정신에 위배되고 역내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중산 중국 상무부장을 비롯해 인도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등 10여개국 이상의 장관들과 양자회담을 통해 일본의 부당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그는 "주요국들은 일본의 조치가 다자무역 규범을 저해하고 역내 공급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일방주의의 우려가 있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국가는 글로벌 공급망이 긴밀히 연결된 상황에서 일본 같은 주요 소재 공급 국가가 글로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덧붙였다.

유 본부장은 앞서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에게 RCEP 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일본 측은 '일정상의 이유로 어렵다'며 이를 거절했다.그는 세코 경제산업상과 따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 다만 전체회의에서 2차례에 걸쳐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철회를 강조해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과 세코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나란히 앉았지만, 개막식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본부장에 따르면 일본 측은 이번 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역내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WTO 위반도 아니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한편 유 본부장은 RCEP의 연내 타결을 위해 각국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 등 모두 16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메가 자유무역협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