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연습기간 반발 이어갈 듯…추가 무력시위 등 가능성

북한이 5일 시작하는 한미 군 당국의 하반기 연합연습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한미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지휘소연습(CPX) 방식의 연합 위기관리연습을 시작으로 오는 5일부터 보름가량 하반기 연합연습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연습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점을 고려하면 일단 연습이 마무리되는 이달 중하순까지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 등 정세 진전 계기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은 지난달 1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연습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같은 달 25일부터 약 열흘 동안 세 차례 단거리 발사체를 쏘며 무력시위에도 나섰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도하면서 한미 군사연습은 '이상한 짓', '자멸적 행위'라는 표현을 써 비난하기도 했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비난 발언을 내놓은 만큼 연합연습 기간에 북한이 외교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적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연습 기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등 추가적인 무력시위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도 현재로서 배제할 수 없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8월 중에 또다시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전력 개선 및 시위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북한은 관영매체 등을 통해 한미 연합연습에 반발하는 입장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3월 한미가 기존 키리졸브(KR)를 대체한 새 연합훈련인 '19-1 동맹' 연습을 했을 때는 이전보다 저강도의 비난으로 대응했다.

반면 이번 연합연습에 비교적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제재 해제보다 체제안전 보장에 핵심적 가치를 두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관심은 한미 연합연습 종료 이후 북한이 '대화의 장'에 다시 나올 것인가다.

당국과 전문가 등은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발사는 연합연습에 대항하는 무력시위 성격과 함께 북미협상 재개 전에 재래식 무기체계를 개량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 연합연습 종료 후 협상장에 나오는 것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실무협상 재개는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직접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일관되게 싸늘한 태도를 보이는 남북관계는 연합연습 종료 이후에도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 과정에서 직접적인 대미 비난은 자제하며 남측을 주된 비난 타깃으로 삼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남측의 쌀 지원에 대해서도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상태다.

북한의 대외용 라디오인 평양방송은 지난 2일 "북침전쟁훈련의 전면적이고 영구적인 중단은 북남관계 개선과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선행조건, 근본전제"라고 주장했다. 연합연습 이후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이 '선(先) 북미, 후(後) 남북' 프레임을 이어가며 남측에는 압박 기조를 유지한다면 남북관계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