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게 브리티시오픈 놓친 고진영 "오늘 플레이 99점…만족한다"

최종 결과는 아쉬웠지만 고진영(24)의 얼굴은 밝았다.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후련함 같은 감정이 차오르는 듯했다.고진영은 "오늘 제 플레이에 점수를 준다면 99점은 됐던 것 같다.

올해 들어서 가장 만족스러운 날이었다.

그래도 다른 선수가 더 잘해서 우승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4일(현지시간)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 브리티시오픈(총상금 450만달러·약 54억원)을 단독 3위로 마무리했다.

고진영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 최종 라운드였다.

고진영은 이날 영국 잉글랜드 밀턴킨스의 워번 골프클럽(파72·6천75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버디만 6개를 기록하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18언더파 270타를 친 시부노 히나코(일본), 17언더파 271타의 리젯 살라스(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올해 4월 ANA 인스퍼레이션과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고진영은 2013년 박인비(31) 이후 6년 만에 한 해 메이저 3승을 하는 대기록 일보 직전에서 멈췄다.

고진영은 "보기를 기록하지도 않았고, 실수도 안 했다.진짜 너무 잘해서 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면서 "마지막 홀 퍼팅도 잘했는데 조금 짧았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함께 플레이한 살라스와 잇따라 버디 경쟁을 펼친 데 대해 그는 "재밌었다.

같이 잘하고 비슷하게 스코어를 줄여나가니깐 '저 선수를 이겨야지'하는 마음으로 플레이한 것 같다.

굉장히 좋은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한해 메이저 3승 달성을 놓친 데 대해서는 "올해 아니어도 내년에 4승을 할 수도 있고,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올해 메이저 2승을 했고 마지막 대회도 잘 마무리했다"며 만족해했다.

고진영은 이날 단독 3위로 1년에 다섯 차례 열리는 메이저 대회 성적을 합산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을 확정했다.

고진영은 "어렸을 때 한국에서 플레이할 때부터 많은 분들이 제게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기에는 부족하다, 아직 멀었다라고 얘기를 많이 했고,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올해 안니카 어워드 수상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올해 메이저 대회를 모두 마친 고진영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 뒤 향후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