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당권-비당권파, 오늘 저녁 끝장토론…갈등 봉합 불투명

고문단, '신당 추진 기구 설치' 중재안 제시…비당권파 냉랭
"당내 기구 통해 3지대 논의" vs "정동영 사퇴 먼저" 입장차 극명
민주평화당이 5일 '끝장토론'을 통해 제3지대 정당 창당을 둘러싼 갈등 봉합을 시도하지만,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현격한 입장 차로 접점 마련은 불투명해 보인다.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날 오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당 진로를 논의한다.

지난달 16일 끝장토론에 이어 두 번째다.

당권파는 당내 기구를 통해 제3지대를 모색하자는 입장을, 비당권파는 정동영 대표 퇴진과 즉각 창당 착수 입장을 각각 고수하고 있다.양측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며 분당 위기로 내몰리자 고문단이 나서 중재안을 내놨지만, 여전히 입장차는 극명한 상황이다.

권노갑·정대철 고문은 이날 '신당 추진'을 당론으로 정하고 양측이 1명씩 추천한 인사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신당 추진 기구 구성 및 비당권파 당무 복귀를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당권파는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인 반면, 비당권파는 이날 오전 내부 회의에서 '정 대표를 비롯한 현재의 지도부 퇴진 없이는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고문 두 분의 제안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하지만, 신당이 제대로 만들어지려면 당 지도부가 모든 것을 즉시 내려놓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당권파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재안을 두고 오늘 저녁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하지만 당권을 내려놓으라는 비당권파의 요구는 받을 수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대표가 이날 당 회의에서 비당권파를 겨냥해 '선(先)자강 후(後)신당 추진'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점도 갈등 봉합 가능성에 회의를 더한다.정 대표는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안타깝게 당이 내홍에 빠졌다"며 "당을 부수고 새로 짓자는 분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그 충정은 국민을 위한 충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살겠다'는 발버둥은 결국 침몰로 간다"면서 "양당제를 어떻게든 깨뜨리고 약자를 위한 정치 실현을 위해 발버둥 쳐야 하며, 그러기 위해 더 크고 힘이 센 평화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제3진영과의 통합·연대가 절실하다"며 "당내에 설치할 '큰변화추진위원회'를 전진기지로 총선승리 기반을 차근차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비당권파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저녁 의총에서 정 대표 등 현 지도부 즉각 사퇴 요구안을 당권파에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정 대표는 즉시 사퇴로 제3지대 모색을 위한 밀알로 남아 진정성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