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 축제에도 '노딜 브렉시트' 그림자…"출연료 유로화로"

스코틀랜드의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강행 의사를 보이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자, 축제 참가자들이 출연료를 파운드화가 아닌 유로화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지난 2015년부터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지휘해 온 퍼거스 라인한 감독은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올해 "많은 연주자가 파운드화로 출연료를 지급받는 것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파운드화 하락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는 최근 취임 후 지속해서 '노 딜' 브렉시트 불사 발언을 쏟아냈다.그 결과 파운드-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한때 1.2120달러까지 하락해 2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파운드-유로 환율 역시 1.0881유로까지 떨어졌다.

페스티벌 주최 측은 이런 환율 변동에 대비해 지난해 출연료로 지급할 100만 파운드(약 14억 6천만원)의 예산에 대해 환 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 조처)를 해놓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라인한 감독은 축제 예산이 삭감된 상황에서 파운드화 환율마저 불안정하다는 것은 축제를 개최하는 데 더 큰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그는 또한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은 효율성에 반하는 쪽이어서 미리 앞날을 계획할 수도 없다면서 "(축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와 계획이 영원히 중단된 것 같다.

이런 상황은 자동차 공장 운영자들에게는 더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순히 일부 연주자들의 높은 출연료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축제 규모 자체의 문제"라면서 "추가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 축제의 잠재력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고 우려했다.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의 여파는 이 축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경우 미국 서커스업체 스피겔월드로부터 받을 예정이던 2천500만달러의 투자를 잃게 됐다.
라인한 감독은 "(이러한 시점에도) 전 세계인이 모여 축제에 참여하는 모습에 기쁨을 느낀다"며 " 어느 때보다도 축제가 더 중요해졌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매년 3주간 진행되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 출신 차세대 거장으로 꼽히는 구스타보 두다멜의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의 공연으로 막이 올랐다.올해에는 세계 40개국에서 온 2600명의 예술가가 꾸미는 293개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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