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로 '격오지' 택한 진옥동 신한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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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탄광지역 찾아 직원 격려
“격오지에서 일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강원 정선군 산골짜기에 있는 신한은행 사북지점 직원들은 지난 1일 오전 ‘깜짝 손님’을 맞았다. 이곳에서 217㎞ 떨어진 서울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 집무실을 둔 진옥동 행장(사진)이 방문한 것이다. 더구나 진 행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여름휴가를 낸 상태. 진 행장은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진 행장은 이날 대표적 격오지로 꼽히는 강원 탄광지역의 신한은행 주요 점포를 잇달아 방문했다. 사북지점을 시작으로 강원랜드출장소, 영월지점 등을 온종일 돌아다녔다. 예정된 업무 일정이 아니었다. 휴가를 보내려 강원도를 찾았다가 ‘인근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겠다’는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고 했다. 사북지점은 진 행장이 묵은 숙소에서 차로 이동하는 데만 1시간40여 분 걸리는 곳에 있다. 올 3월 취임 후 맞은 첫 휴식기를 현장 경영으로 보낸 셈이다.

그는 각 지점 직원들을 만나 업무 애로사항은 없는지, 본점에 건의할 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대부분 도시에서 떨어진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열악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이 지역에 새로 발령받은 직원 2명이 ‘격오지는 가기 싫다’며 돌연 사표를 낸 사례도 알게 됐다.

진 행장은 이날 보고 들은 애로사항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휴가를 하루 남겨둔 5일 본점으로 출근한 진 행장은 경영회의를 열고 “격오지에 있는 점포를 주요 도시에 있는 지점과 동일하게 봐선 안 된다”며 “환경이 열악한 점포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격오지 점포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채용 활성화 등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