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한걸음 더 나간 '지소미아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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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지소미아 유지서 파기 검토로 기류 변화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 조치 중 하나로 검토 중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민주당 지도부가 공개 석상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정부에 공식 요청했고, 주무부처인 국방부 장관도 기존 입장과 달리 파기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달라진 국방부 기류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지소미아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정부는 내부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일본이 수출규제 등 신뢰가 결여된 조치를 안보 문제와 연계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파기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지금은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지소미아는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 안보와 관련한 우호 동맹국 간 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훈 "정부, 당장 파기해야"
최재성 "연장 동의하지 말아야"
與 지도부, 첫 공식 파기 요구
‘신중 검토’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한·미·일 안보 협력 차원에서 ‘지소미아 유지’에 무게를 둬왔던 국방부 내 기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한 일본에 대한 전방위적 역공 수단 중 하나로 지소미아 파기 카드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소미아 파기’ 압박하는 여당이날 여당 지도부는 공개 석상에서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당장 지소미아를 파기하길 주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한국을 안보 파트너로서 불신하고 부정했기 때문에 지소미아를 유지할 사유가 없다”며 “(일본의) 패전일인 8월 15일 일본에 통지서를 보내 우리 국민의 뜻과 경고의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지소미아가 과연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폐기를 시사한 것보다 더 강경해진 발언이다.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응특별위원장을 맡은 최재성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양국이 이렇게 신뢰하지 못하는 관계로 갔을 때는 (지소미아) 연장에 부동의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도 “지소미아는 우리가 아니라 일본이 요청해 체결한 것으로 용어부터 파기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며 “협정 구성 90일 전에 어느 일방이 외교적 방식으로 (연장 부동의를) 통지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또 “도쿄에서 얼마 전 방사능 물질이 기준치보다 4배인가 초과돼서 검출됐다”며 도쿄를 비롯한 일본 전역에 대한 여행금지구역 검토를 주장했다.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지소미아 폐기 문제가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흐르는 것을 견제했다. 황영철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지소미아 파기가 지금 현 상황에서 일본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판단하느냐”며 “안보 문제가 친일·반일 프레임의 도구, 수단화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경두 국방 “전술핵 배치 검토 안해”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현안 보고를 통해 “최근 북한이 세 차례 쏘아올린 단거리 발사체의 세부 탄종과 제원을 한·미가 공동 분석 중”이라며 “정밀평가를 통해 세부 탄종을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보다 한국의 능력이 훨씬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다”며 “양적인 측면이나 질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우세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전술핵 배치에 대해선 “현 정책은 한반도 비핵화 정책”이라며 “전술핵 배치는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정 장관은 또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파병 요청을 직접 받지 않았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한국 선박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파병을)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 지역의 안보 환경 변화가 한국 선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파병 문제 등을) 선제적으로 다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김소현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