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이 캠핑장인가" 우리공화당 천막 '쳤다 접었다' 반복

"태풍 온다" 어제 일부 철거…서울시 "불법 천막 퍼포먼스 더는 용인 안해"
공공 공간에 불법으로 천막을 쳤다가 편의에 따라 철거하기를 반복하는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의 행태를 두고 비판이 커지고 있다. 6일 우리공화당과 서울시에 따르면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에 설치했던 조립식 천막 2개 동을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철거했다.

세종문화회관 앞 천막은 그대로다.

우리공화당은 "태풍 위험으로부터 당원들과 광장 시설, 시민들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벼워서 바람에 취약한 광화문광장 천막은 철거하고 더 견고한 세종문화회관 앞 천막은 남겼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상 중인 태풍 프란시스코는 이날 오후 3시께 경남 부근 해상으로 이동해 내륙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중부지방에도 최대 시속 55∼90㎞에 달하는 강풍이 불 수 있다.

우리공화당이 '시민 안전'을 천막 일부 철거 이유로 들었지만, 애초 불법 시설물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공화당은 올해 5월 10일 광화문광장에 처음 천막을 설치한 이래 석 달 가까이 버티기, 강제철거, 기습 재설치, 자진 이동, 재설치를 반복했다.

그사이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 비용 수억 원이 소모됐고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한 대형 화분 설치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

특히 우리공화당은 서울시가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던 지난달 16일 천막을 자진 철거하고는 "행정대집행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천막 철거 역시 서울시의 행정대집행 결정에 혼선을 주려는 '전략적 철수'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우리공화당은 서울시로부터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받은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계고서에서 5일 오후 6시까지 천막을 치우라고 요구했다.

이번 철거는 계고서에 제시된 시한을 3시간가량 넘긴 상황에서 이뤄졌다.

불법으로 천막을 쳤다가 강풍이 분다는 이유로 철거하는 등 캠핑장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가 반복되자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은 시민 모두를 위한 공공재로, 정치적 사유물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정치적 이목을 끌기 위한 몰지각한 불법 천막 퍼포먼스를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며 "시민의 광장 이용에 불편을 끼치는 불법 행위에 법과 원칙에 근거해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