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복 이어 미중 '환율전쟁'…韓경제 '퍼펙트스톰'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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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연일 급락장세…중국 '안정화 조치'에 환율은 일단 진정
정부 "건전성 양호, 과민반응 말아야…한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기우"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했다.당장 1·2차 경제보복(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백색국가' 제외)을 가한 일본과 전면전을 불사할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싸움터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며 판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경제의 체력은 과거보다 튼튼해졌지만, 큰 싸움을 견뎌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있다.
자칫 악재가 겹쳐 최악의 위기로 이어지는 '퍼펙트 스톰'도 우려된다.
정부는 훈련한 대로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과도한 움직임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 일본과 '경제전쟁' 앞둔 마당에…美中이 서로 난타전
일본이 지난달 수출규제에 이어 지난 2일 백색국가 제외로 연타를 날리자 한국도 반격 채비를 갖췄다.
'눈에는 눈' 방식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을 백색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한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카드로 경제·안보상 타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보다 대화로 푸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또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 첨단산업 육성, 남북 경제협력 등을 통한 경제적 '극일(克日)'을 목표로 제시했다.
물론 쉽지는 않은 싸움이다.
일본은 부품·소재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규모가 한국의 3배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며 일전을 다짐하는 한국 경제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덮쳤다.
한동안 '휴전' 상태로 여겨졌던 이 사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하면서 재점화했다.
그러자 중국은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이 넘도록 용인하는 '포치(破七)'로 맞섰고, 미국은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강펀치를 주고받는 상황이다.
서울대학교 김소영 경제학과 교수는 "현시점에서 보면 미중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금융시장 연일 출렁…정부 "변동성 심해지면 적극적 선제조치"
그러자 금융시장이 먼저 휘청댔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에 이어 이날 장중 1,900선까지 붕괴했다.
결국 1.51% 하락한 1,971.5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선 전날 투매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사이드카'가 발동했지만, 지수 600선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날도 3.21% 내린 551.50에 마감했다.
원화가치는 급락했다.
환율이 전날 달러당 장중 20원 넘게 폭등하면서 1,200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이날 개장과 함께 달러당 1,220원대를 찍었다가 중국의 '환율안정채권' 발행 소식에 1,215.3원에서 보합 마감했다.
중국의 환율안정채권 발행이 원/달러 환율에 미친 영향에서 보듯,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했다.
GDP 기준 세계 1위 미국(20조4천941억달러)과 2위 중국(13조6천81억달러)이 난타전을 벌이면 두 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12위 한국(1조6천194억달러)의 통화가치는 덩달아 출렁일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2017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위안화 동조 현상이 심해졌다는 의미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지난 4월 "한국과 중국 경제는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두 통화가 동조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처럼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려 애쓰면서 과도한 변동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열어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이미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마련해 둔 단계별 대응계획에 따르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1단계에서는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심리 안정에 나서고, 자금경색이 일어나고 실물경기가 둔화하는 2단계에서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실물경기가 침체하는 3단계에서는 금융기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금융 시스템 안정을 추진하고 확장적 거시정책을 편다.
정부는 경제의 체력이 예전보다 한결 강해졌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이며 7월말 기준 4천31억달러다.
단기외채 비율은 3월 기준 31.6%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286.1%나 2008년 금융위기 때 84.0%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국가부도위험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전날 기준 33.31bp(1bp=0.01%포인트)로 지난해 말 39.5bp, 2017년 말 52.2bp보다 낮아 더 안정적인 수준이다.
◇ "한국도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기우 불과하다"
미국이 이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지만, 이로 미뤄 한국도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단순 추정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김회정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미국은 지난 '환율보고서'에서도 중국 환율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고, 무역 관련 협정이 진행 중이었기에 조치를 안 취했으나, 이번에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하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고, 그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에 중국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을 반기마다 한번씩 하는데, 현재로선 한국은 다음번 평가 때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긴 했으나, 한국의 관찰대상국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종전에 예상한 것과 같다"며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정부 "건전성 양호, 과민반응 말아야…한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기우"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했다.당장 1·2차 경제보복(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백색국가' 제외)을 가한 일본과 전면전을 불사할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싸움터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며 판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경제의 체력은 과거보다 튼튼해졌지만, 큰 싸움을 견뎌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있다.
자칫 악재가 겹쳐 최악의 위기로 이어지는 '퍼펙트 스톰'도 우려된다.
정부는 훈련한 대로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과도한 움직임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 일본과 '경제전쟁' 앞둔 마당에…美中이 서로 난타전
일본이 지난달 수출규제에 이어 지난 2일 백색국가 제외로 연타를 날리자 한국도 반격 채비를 갖췄다.
'눈에는 눈' 방식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을 백색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한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카드로 경제·안보상 타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할 것",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의를 다졌다.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보다 대화로 푸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또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 첨단산업 육성, 남북 경제협력 등을 통한 경제적 '극일(克日)'을 목표로 제시했다.
물론 쉽지는 않은 싸움이다.
일본은 부품·소재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규모가 한국의 3배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며 일전을 다짐하는 한국 경제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덮쳤다.
한동안 '휴전' 상태로 여겨졌던 이 사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하면서 재점화했다.
그러자 중국은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이 넘도록 용인하는 '포치(破七)'로 맞섰고, 미국은 즉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강펀치를 주고받는 상황이다.
서울대학교 김소영 경제학과 교수는 "현시점에서 보면 미중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금융시장 연일 출렁…정부 "변동성 심해지면 적극적 선제조치"
그러자 금융시장이 먼저 휘청댔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에 이어 이날 장중 1,900선까지 붕괴했다.
결국 1.51% 하락한 1,971.50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선 전날 투매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사이드카'가 발동했지만, 지수 600선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날도 3.21% 내린 551.50에 마감했다.
원화가치는 급락했다.
환율이 전날 달러당 장중 20원 넘게 폭등하면서 1,200원대로 올라섰다.
다만 이날 개장과 함께 달러당 1,220원대를 찍었다가 중국의 '환율안정채권' 발행 소식에 1,215.3원에서 보합 마감했다.
중국의 환율안정채권 발행이 원/달러 환율에 미친 영향에서 보듯,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했다.
GDP 기준 세계 1위 미국(20조4천941억달러)과 2위 중국(13조6천81억달러)이 난타전을 벌이면 두 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12위 한국(1조6천194억달러)의 통화가치는 덩달아 출렁일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위안/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2017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위안화 동조 현상이 심해졌다는 의미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지난 4월 "한국과 중국 경제는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두 통화가 동조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처럼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키려 애쓰면서 과도한 변동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열어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이미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마련해 둔 단계별 대응계획에 따르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1단계에서는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심리 안정에 나서고, 자금경색이 일어나고 실물경기가 둔화하는 2단계에서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실물경기가 침체하는 3단계에서는 금융기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금융 시스템 안정을 추진하고 확장적 거시정책을 편다.
정부는 경제의 체력이 예전보다 한결 강해졌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이며 7월말 기준 4천31억달러다.
단기외채 비율은 3월 기준 31.6%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286.1%나 2008년 금융위기 때 84.0%와 상당한 격차를 보인다.
국가부도위험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전날 기준 33.31bp(1bp=0.01%포인트)로 지난해 말 39.5bp, 2017년 말 52.2bp보다 낮아 더 안정적인 수준이다.
◇ "한국도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기우 불과하다"
미국이 이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지만, 이로 미뤄 한국도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단순 추정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김회정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미국은 지난 '환율보고서'에서도 중국 환율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고, 무역 관련 협정이 진행 중이었기에 조치를 안 취했으나, 이번에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하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보고서에서 환율 조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고, 그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에 중국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환율 관찰대상국 지정을 반기마다 한번씩 하는데, 현재로선 한국은 다음번 평가 때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긴 했으나, 한국의 관찰대상국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종전에 예상한 것과 같다"며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