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VIP를 구출하라' 아세안 정상회의 대비 대테러 훈련

남해해경청 특공대와 국정원 부산지부 공동 주관
"사제폭탄(IED)과 AK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 5명이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를 장악해 각국 정상을 인질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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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월로 예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석달여 앞둔 6일 오전 부산 해운대 동백섬 누리마루.
무장한 테러범이 각국 정상을 인질로 삼은 상황을 가정한 특공대 대테러 합동훈련이 시작됐다.

테러대책위원회는 특별정상회담이 무사히 끝난 이후 무장한 테러범 5명이 소형선박을 타고 누리마루 앞 해상으로 은밀하게 침투해 APEC 하우스를 장악한 상황을 전파했다
테러범들은 각국 정상을 납치하고 경호원과 참모를 향해 총기를 난사하며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를 요구했다.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각국 정상들을 사살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
관계기관 조사 결과 이들은 회담 일주일 전 동백섬 산속에 침투해 폭발물과 무기를 숨긴 뒤 관광객으로 가장해 APEC 하우스 내부와 동선을 파악했다.

이어 사건 당일인 이날 오전 정상회담 이후 경호가 느슨해진 것을 틈타 해상을 거쳐 APEC 하우스로 잠입한 것이었다.

테러대책위원회는 요구 조건이 터무니없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 신속한 진압을 결정했다.

APEC 하우스 내부에 인질로 잡힌 한국, 북한,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5개국 정상(VIP)은 다치지 않았으나 다른 1명은 대퇴부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현장에 투입될 특공대에는 아래와 같은 임무가 하달됐다.

'각국 VIP 구출 최우선, 민간인 구출, 테러범은 가능한 생포 원칙, 인질 위협 시 사살'
곧바로 특공대는 1층 엘리베이터가 차단된 것을 확인하고, 1층에서 2층으로 가는 외부 계단과 APEC 하우스 뒤 산책로에서 3층으로 연결된 다리를 통해 진압에 나서 임무를 마쳤다.

남해해경청 특공대와 국정원 부산지부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훈련에는 해군특수전전단, 인천과 경남지방경찰청 특공대원 등 5개 기관 40여명이 투입됐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실제 사건 사고를 재구성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위기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빈틈없는 테러 대응 태세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안전하게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