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6일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된 어린이집 간이풀장으로 돌진한 사고는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많다.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은 이날 아파트 1층 주차장 한쪽에 가로 3ｍ·세로 4ｍ·높이 0.5ｍ가량의 공기주입식 고무 풀장을 설치했다.
어린이집 관계자가 임의로 풀장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이풀장 인근에는 안전 펜스가 없었고 안전요원은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내 풀장 설치와 운영과 관련한 별다른 규정은 없다.
현재 규정상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 중에는 사유지로 분류되는 곳이 있다.
여기서 교통사고가 나도 도로교통법상 '도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동차 진·출입으로 교통사고 위험성이 상존하는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사고 발생지점은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한 '도로'로 보기 어려워 고령의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으로 처벌받지 않는다.
A(82·여)씨는 오전 11시 17분께 후진으로 그랜저 승용차를 빼는 과정에서 간이 풀장을 덮쳐 세 살배기와 보육교사 등 5명이 다쳤다. 차량은 20㎝가량 높이의 화단을 넘어 오른쪽 뒷바퀴로 풀장을 덮쳤다.
A씨가 조금만 더 속도를 냈어도 참변이 일어날 뻔했다.
당시 풀장에서는 어린이 등 10여명이 물놀이 중이었다.
한 주민은 "이 어린이집은 작년에도 풀장을 설치해 운용했다"며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각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에 주목하고 있다.
갈수록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령자 운전의 안전성 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차량 방향을 돌리던 중에 제동이 안 됐다면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며 "차량 결함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영유아보호법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이 어린이 보호를 소홀히 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