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확전에 글로벌 금융시장 이틀째 '출렁'

한중일미 주가급락…금·선진국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
원화·위안화 약세…글로벌경기 우려에 국제유가도 '흔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까지 번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에 다시 출렁거렸다.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직후에 개장한 아시아 주요국들의 증시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4시 10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56% 떨어진 2,777.56에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1,490.30으로 1.78% 하락 마감했다.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전날 1.74% 하락 마감한 데 이어 0.65% 떨어진 20,585.31에 끝났다.

토픽스도 전날보다 0.44% 하락한 1,499.23에 마쳤다.

앞서 '검은 월요일'을 맞이했던 한국 증시는 이날도 하락 마감했다.코스피 지수는 1.51% 떨어진 1,917.50에 장을 마쳤다.

전날 7.46% 하락하며 장을 마친 코스닥 지수는 이날도 3.21% 급락하며 551.50으로 내려앉았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0.27% 하락한 10,394.75에 마감했다.호주 S&P/ASX200 지수도 2.44% 급락한 6,478.10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3636.33으로 1.07% 떨어진 채 움직이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널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전날보다 2.31% 하락했다.

앞서 5일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영향을 받지 않았음에도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90% 하락한 25,717.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98% 하락한 2,844.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7% 급락한 7,726.04에 각각 마감했다.
6일 오후 4시 10분 현재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0645위안으로 전날보다 0.36%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져온 달러당 7위안보다 높은 선에서 비교적 약세를 유지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458위안 오른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위안화 고시환율이 이런 수위로 치솟은 것은 2008년 5월 20일 이후 11년여 만에 처음이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는 달러당 106.48엔으로 전날보다 0.35% 약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30% 강세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15.30원에 마감했다.

같은 시각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018포인트 오른 97.540으로 상승했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무역전쟁의 전선을 확장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것을 오늘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전날 중국의 역내·외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과 선진국 국채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한때 온스당 1,474.93달러까지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물 금도 이날 오전 온스당 1,486.80달러까지 치솟았다.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10년물 국채의 수익률(금리)은 1.7445%로 전장보다 0.0370%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마이너스(-) 0.215%까지 떨어지며 2016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호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한때 0.968%로 블룸버그 집계 이후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졌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수요가 증가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

미국의 외환중개업체 오안다(OANDA)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세계 금융시장도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오전 하락세를 보이다가 반등했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97% 상승한 55.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60달러 선이 붕괴했으나 현재 배럴당 1.07% 상승한 60.45달러로 반등했다.미중 무역전쟁이 격화 조짐을 보이면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떨어지곤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