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사흘째 하한가…문은상 대표 장내 매수에도 '반대매매 폭탄'에 털썩

신라젠이 3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추락하며 코스닥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6일 코스닥시장에서 신라젠은 6550원(29.98%) 떨어진 1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라젠은 항암 신약 ‘펙사벡’이 미국 내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의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받아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이날부터 신라젠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추락, 이 기간에 65.65% 하락했다.

주요 증권사는 2일 공시가 나온 직후 신라젠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즉각 중단했다. 이후 반대매매 매물이 쏟아지면서 신라젠을 비롯한 바이오주 투자자들이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주식담보대출은 적용된 담보 비율 이상으로 계좌 내 평가액을 유지해야 한다. 담보 비율 이하로 평가액이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시행된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다른 종목을 손절한 뒤 신라젠을 담보로 받은 대출을 갚으려는 투자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다른 코스닥 종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 창구마다 신라젠 투자자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신라젠으로 인해 코스닥시장 전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20억원어치(12만9000주) 주식을 장내에서 매수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장중 하한가를 벗어나는 듯했던 신라젠은 이후 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한 증권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신라젠이 하한가로 한두 번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신라젠은 펙사벡 임상시험 중단 권고 이유에 대해 다른 약을 추가로 투여한 구제요법이 시험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며 펙사벡의 약효 문제는 아닐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