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퇴직연금 시장, 수익률 1위는 신한은행…IRP 부산銀 '최하위'

DB·DC·IRP형, 전체 수익률 선두 유지
성장률은 KEB하나은행 독보적
사진=연합뉴스
고령화에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다. 은행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매년 10% 이상 증가해 올해는 20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하다. 퇴직연금은 한 번 유치하면 수십년간 안정적으로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가장 좋았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수익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적립금 규모에서도 19조7821억원으로 선두였다. 수익률에서는 KEB하나은행이 2위였고, 적립금 규모는 국민은행이 17조9615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퇴직연금은 제도 유형에 따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으로 나뉜다. DB형은 퇴직 때 받을 급여가 근무기간과 평균 임금에 의해 확정된 제도다. 매년 부담금을 적립하고 퇴직 시 급여를 일시금 또는 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DC형은 기본 구조는 DB형과 유사하지만 근로자 동의 하에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률과 위험성이 높다는 장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IRP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IRP는 본인 부담으로 퇴직금을 추가로 납입할 수 있는 제도다. 적립된 퇴직금은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최근 은행들이 IRP 상품을 늘리기 위해 수수료 면제, 할인율 확대 등을 제공하면서 IRP 가입률은 절반을 넘은 상태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 모든 퇴직연금 유형에서 1위를 기록했다. 수익률은 DB형(1.62%), DC형(1.83%), IRP형(1.99%)으로 2위 KEB하나은행보다 0.2~0.3%포인트 가량 앞섰다. 특히 IRP 원리금비보장형에서는 3.63% 수익률로 2위와의 격차(1.29%포인트)를 크게 벌렸다.

2위 KEB하나은행도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KEB하나은행의 6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13조5168억원으로 1위 신한은행의 68%에 불과했지만, 6개월새 적립금 8872억원(7%)이 증가하면서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IRP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BNK부산은행으로 1.05%였다.신한은행을 포함한 주요 금융사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퇴직연금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6월 그룹 퇴직연금 사업을 '퇴직연금사업부문'으로 통합했고, KB금융도 지난 5월 퇴직연금 사업을 총괄하는 연금본부와 연금기획부를 신설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연금사업본부,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를 각각 만들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