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 활용한 숙박·북카페…안동의 전통문화관광 新콘텐츠 창출

경북형 新전략 산업

문화체육부 장관상 받은 전미경 관광두레 PD

전국 관광기획자중 최고 인정
안동 넘어 경북 관광의 모델로
안동관광두레의 주민사업체인 안동식선이 예움터마을 ‘전통리조트 구름에’에서 운영하는 북카페. 오경묵 기자
전미경 관광두레 PD(총괄기획자·사진)는 올해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최고의 관광두레 PD로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문체부가 선정한 관광두레 PD는 47명이다. 전국 대표 관광기획자 가운데서 최고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안동의 고택을 활용한 숙박, 전통체험과 내림음식, 음료(카페), 여행사 등 여섯 개 기업을 발굴·육성하고 기업을 네트워크화했다. 안동은 물론 경북 관광의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거운 분위기의 전통문화체험을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융·복합 체험 프로그램으로 재창조하고 대중성 있는 상품으로 변신시켰다.

관광두레 PD는 창업에 관심 있는 지역주민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숙박 음식 체험프로그램으로 관광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주민 조직을 발굴하고, 사업모델 정보를 제공해 사업체를 잘 경영하도록 판로개척과 홍보 등 연계협력을 유도하는 전문가다.

1997년 안동에 정착한 그는 국악을 전공하고 가야금을 연주하던 예술가로 활동하다가 2008년부터 예술을 기반으로 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영남대 한국학과에서 전통문화콘텐츠를 전공하고 2011년 박사학위를 땄다. 2013년 문체부 관광두레 PD로 선발되면서 관광기획가로 변신했다. 그는 여섯 개의 특색 있는, 안동에 꼭 필요한 관광 기업을 발굴 육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다.

안동의 전통문화를 주제로 한 체험교육과 생강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안동반가, 북카페를 운영하는 안동식선, 일반여행업과 안동관광예약센터등을 운영하는 버스로기획 등 여섯 개 기업이다.전 PD는 “관광 사업체 가운데 가장 육성이 어려운 업종이 여행사와 기념품 분야”라며 “하지만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필요한 여섯 개의 사업체를 하나씩 늘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 체험 숙박 식음료를 갖춘 여섯 개의 서비스 세트가 세 개가 된다면 18개의 주민 사업체로 늘어난다”며 “경북 관광은 이런 주민 사업체가 증식해 경북의 다양한 매력을 살리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전 PD는 “이 과정에 기획가이자 코디네이터로서 관광기획가(PD)와 청년 PD의 존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관광 정책들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성급한 성과를 내기 위해 정량적인 평가에 매달렸다”며 “주민들과 시간을 갖고 기반을 다진 뒤에야 지역 관광산업의 생태계가 생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PD가 전국 최고의 지역 관광 전문가로 인정받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주민사업체 육성 과정에서 교육만 받다 보니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그는 “안동은 한국 문화유산의 최대 보고이지만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전 PD는 “안동 면적은 서울의 2.5배로 기초시 가운데 가장 넓은 지역”이라며 “문화유산과 자산이 많지만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어 관광상품으로 엮는 데 많은 애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전 PD가 주목한 대안은 안동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관광과 인센티브 투어(포상관광)였다.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오래된 고택을 활용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다양한 교육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전 PD는 2013년부터 숙박 체험 식음료 한식과 케이터링 서비스가 가능한 안동반가와 안동식선, 안동라운지가 육성되자 2015년 세 가지 서비스를 여행상품으로 엮는 지역 인바운드 여행사인 버스로기획의 설립을 도왔다. 17년간 한진관광에서 일한 관광전문가가 운영하는 버스로기획은 안동관광과 관광두레사업의 기폭제가 됐다.

전문조직인 관광이나 컨벤션뷰로도 없이 민간이 힘을 합쳐 마이스산업에 도전한 것이다. 국제적으로 가장 이색적 장소인 ‘전통리조트 구름에’에서 다양한 국제회의도 개최했다. 다섯 개 고택이 모인 협동조합 서로가는 2013년 결성됐지만 지난해 3월 관광두레 사업에 참여하면서 경영이 개선되고 본격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4개월 만에 상품을 구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되면서 작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4개월간 5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전 PD는 “관광두레 사업을 펼치면서 기존 시장을 침범하지 않고 마이스와 안동만의 체험 서비스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고 노력했다”며 “새로운 관광상품을 내놓으며 주민들과 함께 지역 관광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