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혈액 성분으로 만든 치매 치료제, 임상시험

젊은 사람의 혈액 성분으로 만든 치매 치료 후보물질(GRA 6019)이 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증 내지 중등도 치매 환자 40명(60~90세)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진행된 2상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이 치료제를 개발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신생 기업 앨커헤스트(Alkahest) 사가 발표한 것으로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첫 주와 13째 주에 5일간 연달아 이 치료제를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하고 그사이 12주 동안은 투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임상시험 참가자 모두 인지기능이 전혀 더 나빠지지 않거나 나빠졌다 해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앨커헤스트 사는 탑라인 데이터(top-line data)를 통해 밝혔다.

탑라인 데이터란 최종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전 먼저 공개하는 일부 핵심 지표를 말한다. 6개월이라면 인지기능이 더 떨어졌을 텐데 이는 인지기능이 그대로 유지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앨커헤스트 사는 설명했다.

앨커헤스트 사는 그러나 전체적인 임상시험 결과는 오는 12월에 발표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 치매 치료제는 앞서 시험관 실험과 쥐 실험에서 신경생성(neurogenesis)을 촉진하고 기억-학습기능을 개선하는 한편 신경 염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치료제는 젊은이들이 기증한 혈액의 혈장(blood plasma)에서 채취한 단백질들을 정제해 만든 것이다.

혈장은 혈액에서 백혈구, 적혈구 등 혈구 세포를 빼고 단백질, 효소, 항체만 남긴 맑은 액체 부분이다.

앨커헤스트 사는 혈장 속 단백질들을 집중 연구해 그중 일부가 노화와 함께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혈류를 통해 온몸으로 순환되는 이 단백질들이 줄어들면 세포 손상과 노화가 가속화될 것인 만큼 이 단백질들을 보충해 주면 치매를 포함,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 치매 치료제가 만들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