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진공로스팅…"맛과 향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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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으뜸중기제품 - 오올“일반적인 로스팅 커피에 비해 항산화 효과가 큰 클로로겐산(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이 네 배가량 더 많습니다.”
특허받은 로스터기로 만든 '오올커피'
강경훈 오올 사장은 진공으로 로스팅한 커피 효능을 이같이 말했다. 로스팅은 오븐 등에 수분을 더하지 않고 150도 이상 고온에서 가열하는 것으로 커피의 풍미를 결정한다. 진공로스팅은 오올이 처음 개발했다.강 사장은 “산소와 수분 등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 원두를 골고루 익혀 커피 고유의 향과 맛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올은 이르면 다음달께 대형 유통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 계약을 맺기로 하는 등 유통 채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상에 없던 ‘진공로스팅’ 커피 개발
아주대 화공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강 사장은 고등기술연구원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EG 등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연료전지, 질소산화물(Nox), 신재생에너지 등이 주요 연구 주제였다. 평생을 연구만 할 것이 아니라 삶에 도움을 주는 물건을 만들고 싶어 창업했다. 평소 관심 있던 ‘진공식 커피 로스터기’를 통해 맛있는 커피로 사업 아이템을 잡았다.
2016년 창업 후 본격 개발에 뛰어들어 그해 말 1㎏을 볶을 수 있는 진공식 커피 로스터기를 개발했다. 스테인리스로 된 통(챔버)에 음압을 걸어 공기를 빼고 진공압력 460mbar(밀리바) 이하, 150~200도로 볶는 기계다. 모터와 연결된 로스터기 회전 부분과 전기 배선 공간을 진공으로 만드는 게 힘들었다. 국내는 물론 일본 국제특허를 지난 6월 등록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에는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일반적인 로스팅은 산소와 질소가 존재하는 대기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로스팅 때 커피의 산화가 바로 이뤄진다. 또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커피 원두에 붙었다가 떨어지면서 커피 향이 사라지고 본연의 맛도 줄어든다는 게 강 사장 설명이다. 진공 상태에서는 공기가 없어 열의 대류나 전도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직접 열이 전달되는 복사(radiation) 에너지만 작용한다. 이 에너지가 강하고 투과성이 좋아 원두의 겉과 속을 같은 속도로 익힌다. 탄 맛이 없고 원두 본래의 맛을 살린다는 얘기다. 강 사장은 “원두가 타지 않고 안과 밖이 골고루 익어 원두별·원산지별 커피 특유의 맛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기존 커피 로스팅 때 생기는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발암 물질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볶은 원두를 진공으로 포장해 향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국내 유통 채널 확보 후 수출 추진
강 사장은 경북 경산시 경일대 내 공장에서 자체적으로 커피 원두를 로스팅한다. 공장에는 20㎏짜리 등 진공 로스터기 다섯 대를 보유하고 있다. 오올커피 종류는 원두 원산지에 따라 에티오피아, 케냐 등 5종이 있다. 원산지별 5개 종류 커피를 개별 포장해 드립백(drip bag) 형태로 판매한다.강 사장은 최근 서울대 농생명과학공동기기원(NICEM)을 통해 진공 로스팅 커피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는 항산화물질 클로로겐산이 일반적인 로스팅 커피보다 네 배가량 많다는 실험 결과를 받았다.
강 사장은 “진공에서 로스팅한 커피가 원두 고유의 향을 살릴 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우체국 쇼핑에 국한된 판매 채널을 올리브영 등 대형 유통업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KOTRA를 통해 일본 등 해외 판로 개척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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