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드리지 못해 죄송"…'살신성인' 석원호 소방위 영결식 엄수

"이제 그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새로운 세상에서 영면하시길…"
8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된 고(故) 석원호(45) 소방위 영결식에서 동료 대표로 나선 송종호 소방장은 고인의 넋을 기리며 이렇게 위로했다.송 소방장은 "그 무시무시한 화마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가, 우리가 너무나도 원망스럽다"며 "앞으로 함께 해야 할 날이 많이 남았는데 이젠 볼 수 없고, 그저 기억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송 소방장이 눈물을 삼키자 장내에선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의 흐느끼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송 소방장은 "이젠 동료가 아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소방관으로서 국민 모두의 기억에 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장의위원장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영결사에서 "고인은 불의의 사고 당시 한시의 망설임도 없이 마지막 순간까지 참된 소방관이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더 안타깝다"며 "소방관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것에 가슴이 무너진다"고 애도했다.

이어 "다시는 이렇게 소방관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면밀히 살피겠다.고인께서 몸소 보여주신 거룩한 정신을 마음 한 곳에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영결사와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상주 등 유족들이 참아온 울음을 터뜨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은 운구 행렬이 입장한 뒤 고인의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 추서, 옥조근정훈장 추서, 영결사, 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석 소방위는 안성소방서 원곡119안전센터 소속으로 6일 화재 현장에 출동해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지하층으로 진입했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순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