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 임상 3상 고무적"

정맥주사 대비 전이성 유방암 환자서 반응률 높아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 발생빈도도 감소
한미약품은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의 글로벌 임상 3상 주요 결과(톱라인)가 긍정적으로 나왔다고 8일 밝혔다. 기존 정맥주사용 항암제보다 효능과 편의성이 우수하고,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의 발생 빈도도 획기적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의 협력사인 아테넥스는 7일(현지시각) 오락솔 임상 3상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 사전회의(Pre-NDA 미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락솔은 정맥주사용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항암신약이다. 한미약품의 경구용 전환기술인 오라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2011년 미국 바이오제약 기업인 아테넥스에 이 기술을 수출했다. 아테넥스는 이후 총 402명의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분석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오락솔은 1차 유효성 평가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이 36%로, 정맥주사 투여군 24%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오락솔 투여군의 반응지속기간(DOR)도 정맥주사군보다 2.5배 길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와 전체생존기간(OS)도 오락솔 투여군이 정맥주사군보다 길었다. 이 두 수치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더 길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테넥스는 파클리탁셀 정맥주사 요법을 중단하는 주요 부작용인 신경병증의 발생률을 오락솔이 크게 줄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임상 결과를 보면 정맥주사 환자의 57%에서 신경병증이 나타났으나, 오락솔 투여군에서는 17%대 수준이었다. 또 정맥주사 환자군의 8%에서 3등급의 신경병증이 나타났으나 오락솔 투여군에서는 1% 수준이었고 탈모와 관절통, 근육통도 더 적게 나타났다.

기존 정맥주사 항암제는 정맥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사전 치료를 받은 후 병원을 방문해 투여해야 한다. 오락솔은 사전 치료 없이 집에서 환자가 스스로 먹을 수 있어 회사 측은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호중구감소증 발병 수준은 두 투여군이 비슷했다. 오락솔 투여군에서 4등급 호중구감소증 및 감염이 약간 더 많이 나타났고, 위장관계 부작용은 오락솔이 더 많았다. 존슨 라우 아테넥스 최고경영자(CEO)는 "오락솔은 강한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 사전 치료가 필요 없어, 아테넥스의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포함한 다른 저분자 항암제나 바이오의약품, 면역항암치료제 등과의 병용요법에서 주춧돌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임상으로 오라스커버리 기술 및 이 기술이 적용된 도세탁셀 카바지탁셀 이리노테칸 토포테칸 에리불린 등 다양한 경구용 치료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현재 아테넥스는 이번 임상 3상 외에도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오락솔과 사이람자의 병용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오락솔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오락솔은 2017년 12월 영국 보건당국(MHRA)으로부터 유망 혁신 치료제로, 2018년 4월 FDA로부터 혈관육종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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