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신화' 김동연의 모교…덕수상고 109년 만에 역사속으로

청운동 경기상고에 통합
서울 특성화고 통폐합 '신호탄'
인기 하락·학령인구 감소 영향
서울 행당동 덕수고(로고)의 특성화계열이 청운동 경기상고로 통합된다. 덕수상고로 잘 알려진 이 학교는 2007년부터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을 통합 운영하면서 학교명을 덕수고로 바꿨다. 서울에서 특성화고 통폐합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교육청은 덕수고 특성화계열을 경기상고가 흡수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덕수고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직업교육을 맡는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을 동시에 운영하는 종합고등학교다. 서울교육청은 지난해 덕수고 이전·재배치 계획을 행정예고하면서 특성화계열을 2023년까지만 운영하고 다른 특성화고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교육청은 2024년부터 경기상고에서 특성화계열을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덕수고 인문계열은 2021년 3월까지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해 일반고로 운영된다.덕수고는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로 개교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고졸 신화’ 주인공을 다수 배출한 덕수상고로 잘 알려져 있다. 2007년부터는 일반계열도 같이 운영하면서 이름을 덕수고로 바꿨다. 위례로 이전하면서 덕수고의 이름은 유지하지만 특성화계열이 통합돼 덕수상고의 정체성은 사라지게 됐다.

명문고로 불리던 과거 덕수상고가 폐지 수순을 밟는 것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동시에 특성화고 인기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수고 특성화계열은 현재 3학년 학생이 196명이지만 올해 새로 입학한 1학년 학생은 129명에 불과하다. 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전공 다섯 개 가운데 두 학과는 1학년 학생이 2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덕수고를 시작으로 특성화고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에 있는 70개 특성화고 중 38개 학교(54.3%)가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이 미달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