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무기력하고 우울하다면 공원 거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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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가 숲이라면‘색종이 조각처럼 떨어져 내리는 봄날의 벚꽃, 늦여름 어스름한 장미의 아름다움, 알록달록 나뭇잎들이 부드럽게 흩날리는 가을, 차가운 공기 속에 뛰어들 때 누릴 수 있는 겨울의 찬란함.’
미국 작가 세라 이벤스는 저서 <당신의 하루가 숲이라면>에서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숲으로 한 발자국 다가서면, 그동안 놓치고 있던 수많은 순간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계절이 주는 풍요로움을 통해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온전히 누려보라”고 조언한다.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여러 연구의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연과 우리의 삶을 연결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그는 조명 불빛과 자동차 소리 등 인공적 도시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을 향해 “우리는 길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무기력하고 우울해지는 것은 단순히 햇빛을 덜 받아서가 아니라 자연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연은 인간의 정신과 몸, 영혼에 낀 도시 생활의 칙칙함을 말끔히 걷어내준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연과 연결되기 위한 첫 번째 순서로 “일단 야외로 나가라”고 주문한다. 공원이든, 시골 숲이든 일단 나가서 모든 감각을 열고 땅과 역동적으로 교류하라는 것이다. 어느 TV 광고에서 한 남성이 적막한 대나무숲에 들어가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때는 잠시 (휴대전화를) 꺼두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저자는 “TV 앞으로 가거나 유튜브 영상을 검색하는 대신 잠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TV를 끈 뒤 조용히 숨을 고르며 숲길이나 공원을 산책해 보라”고 권한다. 숲에서 나오는 시원한 밤공기를 마시다 보면 기분 좋은 활력이 생기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은 낮아지고 창의력과 면역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 욕구와 현재를 충실히 살아갈 힘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공보경 옮김, 한국경제신문 한경BP, 320쪽, 1만58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