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본영사관 주변서 '아베 정권 규탄' 대규모 시위 열려

강제징용노동자상 옆에 후원자 인명판도 설치돼
일본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부산에서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본영사관 일대에서 열렸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와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광장에서 8일 오후 7시 30분 '아베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두 단체 소속 회원들과 통일선봉대 소속 대학생들, 농민단체에서 등에서 700명이 참가했다.

이 광장은 일본 영사관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조선 중기 무신으로 임진왜란 때 왜군을 맞서 싸우다 전사한 정발 장군의 동상이 모셔져 있다.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바로 옆에 설치하려다가 강제철거됐던 강제징용노동자상도 현재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100년 전 일본이 걸어온 전쟁에 우리 민족은 패배했다. 하지만 오늘날 아베가 걸어온 전쟁에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승리의 구호와 승리의 촛불을 올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참여자들은 '아베는 사죄하라' 경제 침탄 규탄한다' '한일군사협정 파기하라' '전쟁범죄 사죄하라'는 등의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의 규탄 발언과 공연도 1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날 집회장에는 혹시 모를 돌발상황에 대비해 경찰 13개 중대가 투입돼 질서 유지를 했다.

일본영사관 주변도 경찰들이 에워싼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행사 마지막에는 강제징용노동자상 옆에 건립에 후원해준 시민들의 이름이 적힌 인명판도 설치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인명판이 공개되자 손뼉을 치고 자신의 이름을 찾아보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일본 영사관 앞에서는 지역 예술인들이 모여 규탄 대회와 공연을 열기도 했다. 또 오후 4시 부산진구 서면에도 지역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일본 규탄 집회가 개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