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의 IT'S UP] 중고폰으로 '베이비 모니터링'시장 도전…"SKT 경험 발판됐죠"

최성일 Send2(센드투) 대표 인터뷰

미디어 스트리밍 기술 살려 창업까지
베이비 모니터링 서비스앱 '아이아이' 출시
CCTV 대신 안 쓰는 스마트폰 이용
0~4세 아동 움직임 감지해 위험시엔 알람
최성일 Send2(센드투) 대표
"집에 놓아둔 안 쓰는 스마트폰. 그걸 활용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베이비 모니터링 시장에 이제 막 발을 디딘 최성일 Send2(센드투) 대표(44·사진)는 집에 한 두 개쯤 있는 쓰지 않는 스마트폰을 눈여겨봤다. 베이비 모니터링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이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최 대표가 창업 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 모두가 집에 여분 스마트폰이 하나 정도 있었다. 두 대 이상 보유한 가정도 60% 정도. 쓰고 있는 스마트폰이 고장 날 때를 대비해 종전에 사용하던 비상용 스마트폰을 놔두는 경우도 많았다.

"(베이비 모니터링을 위한)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는데 단가가 조금 비쌉니다. 30만~40만원 정도. 소비자 구매가 부담스러울 수 있죠. 그래서 생각한 게 집에 있는 중고 스마트폰을 활용해보자는 것이었어요. 갤럭시S4 정도만 되어도 영상 인식에는 문제 없으니까요."

그래서 나온 것이 하드웨어를 따로 구매하지 않고 중고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베이비 모니터링 어플리케이션(앱) '아이아이(aye aye)'였다. 안드로이드에서만 제공하고 있는 아이아이는 올 3월 출시 이후 다운로드 3000건을 기록했다. 주요 타깃은 0~4세 영유아다.아이아이는 아이들을 실시간 영상으로 보고, 아이들 움직임과 소리를 감지하면 보호자 스마트폰으로 알람을 보내주는 서비스다. 재운 아기가 깨서 움직이거나 울면 주방에서 요리하는 엄마 스마트폰에 자동 알람이 가는 식이다.

최 대표는 아이아이에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과 영상인식 기술을 접목했다. 영상인식 기술에는 단순 영상비교를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했다. 트래픽을 최대한 적게 발생시키는 기술도 접목해 경쟁력을 높였다.

"미디어 스트리밍 쪽으로는 우리가 줄기차게 개발하고 경험한 기술이예요. 그 쪽으로 노하우도 많이 가지고 있죠."최 대표는 영상전송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지닌 실력파다. 센드투 창업 이전 2년7개월간 'SK텔레콤 TLS 프로젝트'에 연구용역으로 참여했다. TLS(티 라이브 스트리밍)는 차세대 미디어전송기술(MMT) 표준화 작업에 참여한 SKT가 개발한 모바일 생방송 기술이다. SKT는 2016년 TLS를 '옥수수' 실시간 채널에 적용해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시켰다.

"MMT 표준화 이후 기술화 작업에 참여했어요. 저희가 만든 기술이 SKT 옥수수에 탑재 됐고 상품명이 TLS였던 거죠. 어려움이 많았지만 저희는 아무도 하지 않을 일을 잘 해나가는 팀이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표준에 맞춰 기술개발 하는데 앞선 사례가 없다보니 계속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보며 더듬더듬 만들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최 대표는 SKT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창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SKT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기술 자체가 현재 센드투 사업의 기반이 되는 기술은 아니지만 미디어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옥수수 같이 큰 미디어 플랫폼을 경험해본 개발사가 많지 않아요. 국내의 미디어 플랫폼자체가 넷플릭스·와차·옥수수 정도거든요. 백만 단위 서비스를 겪어본 개발사 자체가 별로 없어요. 저희는 이런 경험을 해본 뒤 시장으로 나온 겁니다. 옥수수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스타트업에겐 힘들 거라 생각해 개인화 서비스에 집중해 시장을 찾아본 거죠."

최 대표는 다음달 아이아이 앱을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현재 서비스에 더해 아이 위험 요소를 감지하는 기능을 추가한다. 낙상 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아기가 침대 밖으로 나오거나, 베란다 쪽으로 아기가 움직이면 알람을 울리는 방식이 될 것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해외 시장에 집중할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한 해 신생아 400만명이 태어나는 미국은 유효고객이 많다고 봤다. 센드투는 미국·인도·영국에 서버를 열었으며 차츰 넓혀갈 계획이다."우선 아이아이 서비스부터 키우고, 아이아이와 같은 서비스를 여럿 출시할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노하우를 쌓아 5~10년 뒤에는 센드투가 보유한 고유 영상인식 기술을 상품화해 B2B(기업간 거래) 시장까지 진출할 생각입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