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이순신 인용해 '검찰개혁' 강조…"서해맹산 정신으로"(종합)

왜적 무찌르겠다는 의지 담은 충무공 한시로 혁신 의지 비쳐
"뙤약볕 아래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 하고자"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54)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개혁, 법무부 혁신 등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조 후보자는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면서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의지를 밝혔다.

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2년 2개월간 맡아온 민정수석 자리를 떠난 지 14일 만인 이날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조 후보자 지명은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조 후보자가 일성으로 언급한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지은 한시 '진중음(陣中吟)'의 한 구절이다.

이 시는 충무공이 임금의 피난 소식을 접한 뒤 왜적을 무찌르겠다는 의지를 담아 쓴 것이다.

시에 나오는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漁龍動 盟山草木知)'라는 표현은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준다는 뜻이다.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저의 소명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도 밝혔다.
검찰개혁을 강조하면서도 그는 "동시에 품 넓은 강물이 되고자 한다"며 "세상 여러 물과 만나고, 내리는 비와 눈도 함께 하며 멀리 가는 강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여야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 후자는 "향후 삶을 반추하며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며 "정책 비전도 꼼꼼히 준비해 국민들께 말씀 올리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바로 지명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복직·휴직을 둘러싼) 서울대생들의 비판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모두 인사청문회에서 답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10곳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 발표 직후 브리핑에서 "(조 후보자가) 법학자로 쌓아온 학문적 역량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 능력, 민정수석으로서 업무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개혁, 법무부의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 과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