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은퇴? 언제 해도 이상할 것 없지만 아직은 아냐"

골프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는 박인비(31)가 "언제 은퇴해도 이상할 게 없다"면서도 "매년, 매주 마음이 바뀌고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9일 제주 오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1라운드를 마친 뒤 은퇴 시기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박인비는 "은퇴를 생각한 건 오래 전부터"라고 운을 뗀 뒤 "그러나 골프가 즐겁고,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언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가 좋다기 보다는 골프를 하는 내가 좋다"면서 "골프는 기쁨을 주는 순간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주지만 도전하게 된다"고 골프채를 놓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하루 빨리 아이를 낳고 싶다"고 고백한 박인비는 "그런데 투어 생활을 아이와 함께 할 수는 없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지금은 좀 더 골프에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이루고 싶은 게 더는 없다"면서 "내 기량이 투어에서 경쟁할 수준이 되고,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남편 남기협 씨에게 고마움도 표시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부모님의 사랑과 도움이 컸지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계기는 누가 뭐래도 남편"이라는 박인비는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고, 여전히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2016년에는 골프가 정말 싫었다"고 털어놨다.박인비는 2016년 상반기에 손가락 인대 부상 등으로 컷 탈락을 거듭하는 등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그해 기적같은 리우데자이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땄던 박인비는 "아이러니하게도 골프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이 찾아온 해"라며 웃었다.

9일 KLPGA투어 장타여왕 김아림(24)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박인비는 "미국에 가도 장타 3위 이내에 들 것"이라며 "나하고는 50야드 이상 차이가 나더라. 6번홀은 도저히 2온을 할 수 없어 보였는데 김아림은 거뜬하게 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박인비는 "장타자에 비해 불리한 건 맞다.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무기로 성적을 내면 된다"고 장타자에 맞서는 비결을 소개했다.

이날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곁들여 4언더파 68타를 친 박인비는 "퍼트 감각은 나쁘지 않았는데 아쉬운 홀은 몇개 있다"면서 "바람이 강해 방향과 거리 조절이 까다로웠지만 잘 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그는 "이제 1라운드를 마쳐 단정은 어렵지만 (우승) 가능성은 있다"면서 "3라운드 대회고 선두와 타수 차이가 나는 만큼 2라운드 성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