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데상트, 브랜드명에 담긴 '하강'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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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데상트가 데상트코리아 지분 100% 보유스포츠 브랜드 데상트가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에 이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집중 타깃이 돼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당분간 매출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데상트, 한국 진출 이후 16년 연속 매출 증가
"이번 사태에 어떠한 대책도 세울 수 없는 상황"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불매운동 효과가 가시화되자 이번에는 불똥이 데상트로 번지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분을 일본 데상트가 100%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데상트는 일본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 1953년 설립됐다. 일본 내에서는 3대 스포츠 브랜드로 꼽힐 정도로 대형 업체다. 국내에는 2000년 11월 데상트코리아를 설립하며 진출했다.
데상트라는 이름은 불어로 'DESCENTE'라고 기술하며 '내려가기', '하차', '하강'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데상트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브랜드 뜻은 스키의 중심 기술인 '활강'을 의미한다고 돼 있다. 로고의 의미는 스키의 직활강, 사활강, 황활강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더 빠르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고의 의미처럼 겨울 스포츠의 강자로 유명한 데상트는 1988년부터 스키 관련 소재를 주력으로 생산해왔고 현재도 스키복 라인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야구 국가대표와 체조, 루지, 카누 국가대표를 후원하고 있으며 한국프로야구 LG트윈스의 후원사로 잘 알려져 있다.데상트의 역사는 193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오사카에 살고 있던 '타케오 이시모토(Takeo Ishimoto)'가 '이시모토 쇼텐(Ishimoto Shoten)'이라는 이름의 남성 전문 소매점을 오픈하면서 시작됐다.
1954년 스키 웨어 개발을 시작으로 1961년 데상트로 브랜드명을 바꿨고 1973년 업계 최초로 부츠 바깥으로 밑단을 뺀 스키복인 '데모 팬츠'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1980년대 이후 공기 역학적인 스피드 스케이팅 제품을 개발한 것은 물론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때 세계 각국의 동계올림픽 국가대표들의 유니폼을 제작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데상트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데상트가 1990년대부터 영국 스포츠 브랜드 '엄브로(Umbro)'와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일본 데상트는 '시세이스트(Shiseist)', '아레나(Arena)', '스릭슨(Srixon)' 등 16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데상트코리아도 엄브로, 르꼬끄 2개의 업체와 미국의 골프웨어 브랜드 '먼싱웨어(Munsingwear)', 호주의 스포츠 브랜드 '스킨스(SKINS)'를 론칭했다.데상트코리아는 한국 진출 이후 16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왔다. 2002년 20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0년 이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5년 625억원, 2010년 1983억원, 2015년 6490억원에 이어 지난해 말 7270억원까지 증가했다. 데상트가 그동안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과 롱패딩 열풍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데상트는 지난해에 600억원을 투자해 부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신발 연구·개발(R&D센터)를 세웠다.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박차를 가하며 일본 데상트와 데상트코리아가 각각 지분 60%, 40%를 투자해 데상트글로벌리테일을 설립하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을 중심으로 홍콩과 영국 등에서 120여개 매장도 오픈했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 간소화 국가)에서 끝내 배제하면서 국민적 분노가 데상트로 향하는 등 향후 전망은 어둡다. 데상트의 매장에 발길이 끊긴 것은 물론 후원을 받고 있는 LG트윈스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대한체조협회, 대한루지경기연맹도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데상트 매장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일 양국의 갈등이 하루 속히 풀리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