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노량진수산시장, '명도집행' 완료에도 철거까지 갈등 계속될 듯

수협 "전체 부지 철거 예정"…상인들 "시장 끝까지 사수"
(사진=연합뉴스)
수협이 최근 명도집행이 완료된 서울 동작구 옛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해 철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구시장 존치를 요구해 온 상인들과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법원은 이달 9일 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대상으로 10차 명도집행을 벌여 남아 있던 점포를 모두 폐쇄하고 최종 집행완료를 선언했다. 2017년 4월 구시장 명도집행이 처음 시작한 지 약 2년 4개월 만이다.명도집행이 완료되자 수협 측은 "구시장 부지를 폐쇄 조치하고 전체 부지 철거를 진행해 노량진 수산시장 정상화를 마무리하겠다"며 시장 철거를 예고했다. 수협 측은 조만간 관할 구청에 철거 허가신청을 낼 예정이다.

명도집행에 저항해 온 상인들은 철거는 반드시 막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이경민 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 팀장은 11일 "수협 직원들이 동원된 불법 명도집행을 인정할 수 없다"며 "남아 있는 상인들은 결코 시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시장을 사수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동안 10차례에 걸친 명도집행과 공실 관리 과정에서 상인과 수협 직원들 간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5월에는 50대 구시장 상인이 명도집행에 온 수협 직원들에게 끓는 해장국을 뿌렸다가 구속됐다. 수협 직원이 만취 상태로 구시장에 들어가 상인 측 차를 부수고 상인을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려 체포되기도 했다.

수협 측은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2017년부터 구시장 상인과 연대단체 회원들을 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로 100건 이상 고소·고발했다. 상인들 역시 폭행, 재물손괴 등 혐의로 수협 측을 최소 70건 이상 고소·고발한 상태다.수협은 상인들이 그간 구시장 부지를 무단으로 점유해 얻은 부당이득금과 명도집행 비용을 상인들로부터 환수해달라는 반환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고소·고발이 빗발치자 시장을 관할하는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해 말부터 구시장 관련 사건만 담당하는 전담팀을 꾸렸다.

경찰 관계자는 "명도집행 이후 양측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양측의 충돌을 미리 막을 수 있도록 예방 조치하고 구시장 갈등과 관련해 들어오는 고소·고발사건은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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