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이어진 러시아 '反푸틴'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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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선거 촉구→反정부 확대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달째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야권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번 시위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반(反)푸틴’ 시위로 확대되고 있다.
2011년 이후 최대 규모 집회
경제악화로 쌓인 불만 영향도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에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몰려 러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시위 참여자 수를 집계하는 단체인 화이트카운터는 이날 시위에 6만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 참여자 수를 2만 명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시위가 2011년 이후 러시아에서 발생한 가장 큰 정치집회라고 보도했다.시위의 발단은 다음달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다. 야권 성향 무소속 후보자들이 등록하려 하자 선거 당국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입후보를 거절했다. 러시아 선거법에 따르면 무소속 후보는 등록을 위해 선거구 유권자 3%(약 5000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 선거 당국은 일부 후보들이 제출한 유권자 서명이 가짜이거나 사망자의 서명으로 드러났다며 등록을 거부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정치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불법 시위 혐의로 지난달 24일 나발니에게 30일 구류 처분을 내렸다.
나발리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자 시위도 격해지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푸틴은 물러나라”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의 구호도 외쳤다. FT는 “러시아 경제 악화로 푸틴 대통령과 국민 간 암묵적 합의에 금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러시아는 지난 5년간 실질소득이 1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푸틴 정부가 강행한 연금개혁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때 89%까지 치솟던 푸틴 지지율은 60% 정도로 떨어졌다.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 앞서 단식 투쟁 중인 야권 지도자 류보피 소볼도 체포했다. 소볼은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FBK)의 변호사다. 경찰은 소볼과 동료들이 이날 집회에서 도발을 계획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소볼은 트위터에 “나는 시위에 참여할 수 없지만 여러분은 내가 없어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