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가·쌀창고에서 꽃핀 문화예술 "담양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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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체부 장관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이자 보고"
대나무 울창한 죽녹원(竹綠苑)과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200년이 넘은 노거목들이 담양천 제방을 따라 줄지어 선 관방제림(官防堤林).
인근 이름난 자연명소들에 비하면 담양읍 시가지는 소박하고 특별할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서자 뜻밖에 흘러넘치는 현대적 멋과 여유가 마음을 두드렸다.
얼마 전 읍 상가 사이에 문을 연 '해동문화예술촌'은 원래 1960년대부터 옛날식으로 막걸리를 빚던 술도가, 해동주조장이었다고 한다.
이를 정부 지원을 받은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5천560㎡ 규모 부지에 자리한 창고 10동, 주택 4동에 갤러리, 소공연장, 아카이브관, 주조 전시체험장이 조성됐다. 높지 않은 지붕에 아담한 공간들의 세련되고 단아한 꾸밈새와 구석구석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미술 작품들은 문화예술로 유서 깊은 유럽 어느 도시의 미술관을 찾아온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현대 문명의 속도와 삶의 리듬 문제에 천착한 첫 전시 '도시 리듬과 예술적 행동'에는 김현돈, 배수민, 김설아, 안희정, 인춘교, 임현채, B-cone, 김자이, 송필용, 최요안, 강동호, 김동인, 김성결, 노여운, 심은석, 윤상하, 이재문, 최나래, 제이스, 세스, 뤼도, 구헌주, 지알원 등 2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원래 지난 4일까지였으나, 11일 개막한 '2019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를 위해 광주·담양 지역을 찾는 국내외 선수와 관람객을 위해 전시 일정을 오는 18일까지 연장했다. 예술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담빛예술창고'는 기막힌 반전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붉은 벽돌로 지은 투박한 건물 외양은 예전 쌀창고 모습 그대로였으나, 내부에서 마주한 은은한 커피 향이 감도는 갤러리와 카페는 분위기가 더할 수 없이 근사했다. 2015년 개관한 담빛예술창고는 1960년대 정부양곡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창고인데 추곡수매 제도가 없어진 뒤 10년간 방치돼 오던 걸 문화공간으로 살려냈다.
이미 입소문이 나 매년 15만명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으며, 카페에서만 매년 4억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지방 소도시의 갤러리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인지도가 높아졌다.
지난 7월 광주·전남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한 미술장터에선 200점의 출품작 대부분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고 한다.
현재 전시된 작품 중에도 이미 팔렸음을 의미하는 빨간 딱지가 붙은 것이 많았다.
갤러리와 연결된 카페 한쪽 벽면에는 거대한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이 높은 천장까지 솟아 있는데, 매주 화·목요일과 주말 연주회를 연다고 했다.
10일 창고를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방명록에 "담빛예술창고는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이자 보고입니다"라고 적었다.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 개회식 참석차 광주를 찾은 박양우 장관은 담양의 대표적 문화유산이자 조선시대 조경예술의 백미로 꼽히는 소쇄원(瀟灑園)을 찾아 테마관광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죽녹원, 해동문화예술촌, 담빛예술창고를 돌아봤다.
국내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여 최근 한일 갈등으로 급감한 일본 관광 수요를 국내 관광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다.
박 장관은 "해동문화예술촌과 담빛예술창고는 폐산업시설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사례"라며 "널리 알려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대나무 울창한 죽녹원(竹綠苑)과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200년이 넘은 노거목들이 담양천 제방을 따라 줄지어 선 관방제림(官防堤林).
인근 이름난 자연명소들에 비하면 담양읍 시가지는 소박하고 특별할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서자 뜻밖에 흘러넘치는 현대적 멋과 여유가 마음을 두드렸다.
얼마 전 읍 상가 사이에 문을 연 '해동문화예술촌'은 원래 1960년대부터 옛날식으로 막걸리를 빚던 술도가, 해동주조장이었다고 한다.
이를 정부 지원을 받은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5천560㎡ 규모 부지에 자리한 창고 10동, 주택 4동에 갤러리, 소공연장, 아카이브관, 주조 전시체험장이 조성됐다. 높지 않은 지붕에 아담한 공간들의 세련되고 단아한 꾸밈새와 구석구석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미술 작품들은 문화예술로 유서 깊은 유럽 어느 도시의 미술관을 찾아온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현대 문명의 속도와 삶의 리듬 문제에 천착한 첫 전시 '도시 리듬과 예술적 행동'에는 김현돈, 배수민, 김설아, 안희정, 인춘교, 임현채, B-cone, 김자이, 송필용, 최요안, 강동호, 김동인, 김성결, 노여운, 심은석, 윤상하, 이재문, 최나래, 제이스, 세스, 뤼도, 구헌주, 지알원 등 2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는 원래 지난 4일까지였으나, 11일 개막한 '2019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를 위해 광주·담양 지역을 찾는 국내외 선수와 관람객을 위해 전시 일정을 오는 18일까지 연장했다. 예술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담빛예술창고'는 기막힌 반전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붉은 벽돌로 지은 투박한 건물 외양은 예전 쌀창고 모습 그대로였으나, 내부에서 마주한 은은한 커피 향이 감도는 갤러리와 카페는 분위기가 더할 수 없이 근사했다. 2015년 개관한 담빛예술창고는 1960년대 정부양곡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창고인데 추곡수매 제도가 없어진 뒤 10년간 방치돼 오던 걸 문화공간으로 살려냈다.
이미 입소문이 나 매년 15만명이 찾아오는 명소가 됐으며, 카페에서만 매년 4억원의 수익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지방 소도시의 갤러리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인지도가 높아졌다.
지난 7월 광주·전남의 젊은 작가들이 참여한 미술장터에선 200점의 출품작 대부분이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고 한다.
현재 전시된 작품 중에도 이미 팔렸음을 의미하는 빨간 딱지가 붙은 것이 많았다.
갤러리와 연결된 카페 한쪽 벽면에는 거대한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이 높은 천장까지 솟아 있는데, 매주 화·목요일과 주말 연주회를 연다고 했다.
10일 창고를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방명록에 "담빛예술창고는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이자 보고입니다"라고 적었다. 광주세계마스터즈수영대회 개회식 참석차 광주를 찾은 박양우 장관은 담양의 대표적 문화유산이자 조선시대 조경예술의 백미로 꼽히는 소쇄원(瀟灑園)을 찾아 테마관광 프로그램을 체험한 뒤 죽녹원, 해동문화예술촌, 담빛예술창고를 돌아봤다.
국내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여 최근 한일 갈등으로 급감한 일본 관광 수요를 국내 관광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다.
박 장관은 "해동문화예술촌과 담빛예술창고는 폐산업시설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도시재생의 모범적인 사례"라며 "널리 알려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