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對日 수출 32% '곤두박질'

'수출 10대국' 중 감소폭 1위
장기화땐 성장률 1%대로 추락
반도체 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이달 수출이 감소세로 출발했다. 월간 수출액도 작년 12월(-1.7%) 이후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15억32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1% 줄었다. 수입은 141억8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6억4900만달러 적자였다. 열흘간의 실적이긴 하지만 수출 감소폭이 애초 예상보다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1~10일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34.2% 줄었다. 석유제품(-26.3%) 승용차(-6.0%) 등도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중국(-28.3%) 미국(-19.5%) 유럽연합(-18.7%) 등으로의 수출 감소폭이 컸다.

대(對)일본 수출은 32.3%,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18.8%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수출이 조만간 회복세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對中 수출…감소폭 더 커졌다

8월 1~10일 수출 증감률이 -22.1%에 달한 건 이례적이다. 같은 기간 조업일수가 8일로, 작년 동기 대비 0.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 적지만 이를 감안한 하루평균 수출액도 17.2% 감소했다. 전달 1~10일과 비교하면 3.1% 줄어든 수치다.주력 수출품인 반도체가 계속 부진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달 28.1% 줄었던 반도체 수출은 이달 1~10일 -34.2%로 감소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대(對)중국 수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6.3% 줄었는데 이달 초순엔 감소폭이 28.3%에 달했다.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과의 무역 거래가 급감하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일본 수출 증감률은 1~10일 -32.3%로 주요국 중 가장 많이 줄었다.

작년 12월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온 수출이 이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수출은 지난 2월 11.4% 줄었다가 다소 회복되는 듯했지만 올해 중반 들어 다시 악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6월(-13.5%)과 7월(-11.0%)엔 2개월 연속 10% 넘게 줄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의 수출은 총 3288억97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은 3101억400만달러로 5.1% 줄었다.한국의 수출 감소는 주요 수출국 중 가장 두드러진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한국의 1~4월 수출 증감률은 -6.9%(전년 동기 대비)로,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상위 10대 무역국 중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일각에선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2%대 초반으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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